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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통신]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불탄 ‘노트르담의 성당’을 보고 ‘팡테옹 성당’에서 ‘빅토르 위고’를 만나다 이상일 기자l승인2019.05.20l수정2019.05.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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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이상일 파리 특파원] 한국에서 TV로 파리의 대성당 노트르담이 불타는 장면을 봤다. 며칠 뒤 파리에 갈 여정을 앞두고 있어 다소 황당하기도 했었지만, 수년에 걸쳐 몇 번을 집사람과 들락거렸던 곳이라 안타까움이 더했다. 필자가 파리의 노트르담성당을 알게 된 것은 아주 오래됐다는 것을 먼저 말해본다.

‘지나 로로 브리지다’와 ‘안소니 퀸’이 주인공 집시 ‘에스메랄다’와 꼽추 ‘꽈지모도’ 역으로 나온 ‘노르르담의 꼽추’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였다. 몇 해 전 처음 파리에 나오면서 제일 먼저 가본 곳이 세느강과 노트르담 성당이었다. 물론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암굴왕’의 주인공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만나러 프랑스의 최남단 ‘마르세이유’로 가서 ‘이프섬’의 돌 감옥을 가보기도 했고, 영화 ‘남과 여’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프랑스 최북단 도버해협이 보이는 ‘노르망디’의 ‘도빌’ 해변도 차를 몰고 찾아가기도 했다.

영화나 책을 보고 늘 상상만 해오던 이국의 멋진 풍광이 머리에 잠재되어 있었기에, 노트르담성당은 영화에서 여주인공 ‘에스메랄다’ 역을 맡은 ‘지나 롤로 브리지다’가 너무 좋아 그런 것도 있지만(유년시절 필자만 그녀를 좋아한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영화감독 ‘유현목’ 감독도 그 여주인공을 엄청이나 좋아해서 딸 이름을 ‘지나’ 즉 ‘유지나’로 지었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도 한국에서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는 중으로 안다).

필자는 그런 면도 한 축 있었지만, 그것보단 꼽추 ‘꽈지모도’가 올라탄 거대한 종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으로 기억된다. 교정을 울리던 초등학교 시절, 수업 시작과 종료를 알리던 ‘땡땡땡’ 종소리, 마을마다 간간이 들렸던 조그마한 교회의 종소리, 그나마 간혹 어머니를 따라가서 들어본 사찰의 종소리를 기억할 정도였다. 영화에서 꼽추 ‘꽈지모도’는 종루에 올라가 엄청난 크기의 종위로 뛰어내려 종 옆에 붙은 손잡이를 잡고 온몸으로 종을 품어 안고는(당시는 몰랐는데 후에 철이 들어 다시 그 영화를 봤을 때는 그에게는 그 종이 ‘집시 에스메랄다’였다 라는 것을 알았다) 두 발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 마치 그네를 뛰듯 종을 처댔다. 그래서 그의 귀가 먹은 건지, 귀가 먹어서 온 몸으로 종을 칠 수 있었던지는 몰라도 늘 그런 기억이 뇌리에 매달려 있었는데 ‘노트르담성당’ 앞에 와서도, 과연 이곳에 그런 큰 종이 정말 매달려 있단 말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며 긴 기다림의 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서는 제일 먼저 종각을 찾아 올라갔었다. 계단을 오르면서도, 곧 확인이 될 것인데도 궁금함이 앞섰었다. 그런 생각에 젖어 겨우 계단을 벗어나 종루에 도착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만 그곳에서 망연자실(茫然自失)했다. 이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종은 없었다. 그 거대한 종, 필자가 꿈에 그리던 그런 종은 없었다. 아니 종은 있었다. 자그마한 종이, 몇 개의 자그마한 종루에 흩어져 10개 정도가 매달려 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짓는데 만, 200년이 걸렸다. 1163~1345년 정확하게 182년이 걸려 지은 성당이다. 800년 이상을 파리와 함께 한 건물이다. 해서 어려움을 수도 없이 많이 겪었다. 특히 종교혁명으로 개신교가 폭동을 일으켰을 때는 성당 일부가 파손되기도 하고 식량창고로 사용되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흉가처럼 파리의 흉물로 전락되기도 했다. 그러다 ‘나폴레옹1세’의 관심으로 황제 대관식을 이곳에서 하고 대대적인 개보수공사를 하여, 거의 원형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혁명으로 왕정 나폴레옹이 물러나자 다시 흉물로 전락 되고 이즈음 거대한 종은 녹여져서 포탄으로 변신해버렸다고 한다(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이 타고 칠 수 있는 거대한 종이 당시에 실제 존재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설 외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학자이기도 한 필자가 추론컨대 그렇게 거대하고 엄청난 무게를 가진 종을 석회암 구조, 특히 돔 구조형식을 한 천장과 연계된 종루에 올려 매단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보인다. 해서 소설 속의 ‘꽈지모도’가 타던 종은 작가가 허구로 설정한 소품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다시 노트르담은 철거 위기에까지 오게 됐는데 이때,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노트르담의 꼽추’라는 소설을 발표하여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체를 센세이션에 빠지게 했다. 그 번역본이 미국 등 세계로 펴져 나가 노트르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노트르담 성당의 진가를 알아본 ‘루이 필립왕’이 다시 원형을 복원토록 지시를 한다.

그때 복원된 모습이 지금까지 유지되어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자그마한 사건들도 종종 있었겠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 점령 때도 큰 문제는 없었단다. 전쟁 초기 독일 비행기가 파리를 공습했을 때도 위기를 잘 모면했다. 파리 상공에서 폭격기가 파리를 식별하기 좋은 건물이 ‘노트르담성당’ 이라서 그곳을 목표로 폭격을 했을 때도 안에 모셔둔 ‘성모마리아’나 ‘잔 다크’의 원력으로 성당은 무사했단다. 종전을 앞두고 독일의 히틀러가 프랑스 철수 작전을 명하면서 특별명령을 내린다. “파리에 있는 모든 문화재는 돌덩이로 만들어라” 영화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는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영화다. 영화 엔딩이 될 즈음 퇴각하고 난 독일점령군사령부 전화 수화기에선 히틀러의 음성이 계속되어 나온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종전 후 조사된 바에 의하면 이곳에, 에펠탑을 포함한 많은 파리 문화재 안에서도 폭탄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었단다. 실제 당시 파리점령군 독일 장군이었던 ‘디트리히 폰 콜티츠’는 자기는 파리가 아름다워 히틀러가 지시한 그 명령을 따를 수가 없었다고 했단다.

그런 ‘노트르담’이 불에 타고 있다. 삽시간에 종탑이 무너져 내린다. 파리 시민들이 우리 어머니라고 칭하고, 우리의 문명이고, 우리의 역사라고까지 하는 ‘노트르담 대 성당’이… 종교적 산물 이전에 인류의 문화적 유산으로 세계인의 가슴에 각인된 노트르담 대성당이 말이다.

필자가 파리에 와서 애도(?)차 현장에 찾아가 보았다.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참배(?)인파가 찾아와 ‘노트르담성당’을 포위하듯 하고 있어 근접촬영은 생각도 못 할 정도다. 필자는 세느강 건너편에 가서 카메라 앵글을 맞추었다. 삼국지에서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중달’을 이겼다는 고사가 생각난다. 상처 입은 성당에 평상시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든단다. 많은 경찰이 총을 목에 걸고 질서를 잡을 정도로,

필자는 생각했다. ‘빅토르 위고’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애써 키운 자식이 팔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는 내용을.

한번 ‘빅토르 위고’ 선생을 직접 찾아가서 여쭤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내어 ‘팡테옹 성당’에 갔다. 지하에 있는 묘지로 내려가니 많은 영웅 위인들이 두꺼운 석회 관 속에서 잠들어 있었다. 종종 코 고는 소리도 들린다. ‘빅토르 위고’의 석실 안에 들어갔다. 척 보니 노트르담 성당이 불탄 것을 이미 아시는 모양이다. 너무 슬퍼하셨던 모양으로 석실에는 위로하러 오신 두 분이 함께 계신다. 위고의 슬픔을 달래 드렸나 보다. 필자가 존경하는 ‘암굴 왕’의 저자이신 ‘알렉상드르 뒤마’ 작가 선생님. ‘랴듐 방사능’ 연구에 몸 바친 ‘퀴리’ 여사님이 함께 묻혀 잇는 곳이디.

“선배님 노트르담이 다친 것 아시죠? 마음이 아프시겠습니다.”

“알다마다, 근데 자네는 여기 웬일인가? 언젠가 몽파르나스에 있는 보들레르를 찾아왔다는 도담이 아닌가? 내게도 무슨 할 말이 있는가? 그래, 아직도 노트르담이 불타고 있던가?”

“이제 다 정리가 되었지요. 그래도 선배님께서 많이 안타까워하실까 봐 인사차 들렸습니다.”

“참 기특도 하네, 그 멀리 한국에서 이렇게 찾아주니, 고맙네그려. 이제 곧 회복될 거야, 내가 늘 지켜주고 있지, 자네도 가봤지? 약간만 그을었지 다 괜찮아. 상투만 다시 틀어 올리면 돼, 이런 말 있지? 관심 끌려구… 너무 무심히 놔둬도 다들 무관심해져, 앞으로 더 잘 될 거야, 두고 보게나, 내가 더 잘되게 할 테니까. 자네는 아무 걱정 마시고, 돌아가시게나.”

‘팡테옹 성당’을 나서니 ‘히틀러’의 고함소리와 ‘위고’의 소리가 반복해서 필자의 귀를 때린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아직도 노트르담이 불타고 있는가?’

도담 이상일 파리 특파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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