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낙엽을 쓸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그것도 하나의 낭만적 등가물이다. 가지에 붙어 있을 초록 잎사귀 때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노랗게 물든 단풍잎의 운치 그리고 떨어져서 바닥에 뒹굴다가 바닥을 노랗게 물들이는 길이나 잎이 만들어 내는 정서적 감성을 자극하는 등가적 산물이다.

그 노란 낙엽 길을 밟으면서 걷는 길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정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어느 섬에선 떨어진 은행잎을 가져와서 풀어 놓는 은행나무거리가 있어 오히려 그 길을 걷고 싶어 방문한다는, 관광객을 끌어 모우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나무가 한 가지라도 쓸모없는 게 없다.

물론 죽은 나무로서는 숲이 될 수는 없지만 산 나무로만 다 채울 수 없는 게 또한 숲이다. 비교적 나무의 식재도 조경개념으로 관리가 되는 골프장의 경우도 식생이 맞지 않아 죽는 나무도 더러 있다. 하지만 말라죽었다고 하는 고사목이라 해서 다 제거하지 말라.

고사목도 하나의 조경에 관여하고 나름대로ᆞ의 운치와 가치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연이라는 이름의 코스에서 공을 치는데 홀마다 다 살려서 그린 가운데 컵까지 끌고 갈수야 없다. 티에서 큰 맘 먹고 때린 공이 기대를 저버리고 흰말뚝 밖으로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것도 오잘란 공으로 잘 맞아 엄청난 비거리를 수반하고 날았는데 웬걸 방향을 잘못잡아 홀을 벗어났을 뿐인데 오비(OB)라니 정말 아깝다. 나에게 저렇게 먼 비거리를 내본 경우가 있었든가 하지만 홀을 벗어 나버렸으니 죽은 공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죽은 공이라 해서 버릴 수는 없지 않는가.

패널티를 먹고 다시 쳐야하지 않는가. 마이너스 스코어로 계산하듯이 내 전체 스코어에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이렇듯 떨어진 잎새나 홀 밖으로 나간 공이나 나름대로 의미는 분명 있다.

우리는 인생이란 저울에서 삶의 끝에 죽음이란 단어를 놓을 때 삶은 새로운 균형을 잡을 것이고 또 다른 의미를 모색하게 될 것이다. 낙엽을 밟는 자에겐 의미를 캐는 자는 철학자가 되고 정서를 유린하는 자는 시인이 될 것이고 공을 찾는 플레이어에겐 돈 나가는 로스트볼이 될 것이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