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서쪽으로 뻗은 산줄기 강원도 벽학산 자락 어느 동굴 속에 동굴부처 모시고 한 스님이 용맹정진 중이다. 사시사철 좋은 시절 다 두고 살점 에이는 추운 겨울철에 기도한다고 전기도 없는 산속 움막에 들어가 몸 부렸네. 천막 하나에 달랑 장작 난로 하나뿐.

저녁에야 난로에 장작 넣어 활활 타면 좁은 막사가 금방 더워져서 훨훨 옷을 벗어 던지고 벌거숭이 명상에 빠져든다네. 밤들면 솔잎 간지럽히는 괴괴한 바람소리와 가슴팍을 툭툭치는 외로움과 싸워야 할 묵도의 시간. 그 보다 냉기와 싸워야할 몸은 감기를 끌어안고 산다네.

잠결에 장작불 사위어 추워지면 3시쯤 깨어 덜덜거리며 1시간 씨름해야 움막 안까지 쳐들어와서 매달리는 냉기 떨치고 열기 돌리는 새벽. 동굴법당에서 5시 예불하고 희뿌염하게 날 밝아오면 어둠 속에 흐려졌던 자신의 존재감 찾아 제자리 갖다놔야 하는데ㅡ

아미타불! 해 뜨면 온 산을 휘둘러 장작개비 주어 와서 장작 패는 게 수양이라네.

'쇤네를 부르셨습니까? 마님' 대신 '부처님 절 부르셨나요? 관세음보살!' 간절한 기도보다도 '니 도끼가 금도끼냐?'하는 산신령 응답에 솔깃했나,

아직도 동굴부처 감응은 감감. 그 말 못 듣고 한 겨울 날려나? 물속에 물고기 뛰어놀듯 도끼들이 장작 주변을 뛰어다니는 노릇을 또 수련이란 자루에 구겨 넣는다.

'고생이 기도고, 기도가 성불'이라면서 '영혼이 있어 육신이 생긴 거'라는 지운 스님 말씀 들으면 얼마나 더 큰 고통에 매달려야 하는지?  

난 그저 등 따습고 배불렀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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