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시즌 최종전에서 투어 데뷔 3년차 지한솔(21)이 54홀 노보기를 기록하며 짜릿한 생애 첫 승을 달성했다.

12일 사우스스프링스CC(경기 이천, 파72, 6,468야드)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최종라운드 지한솔은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66-66-66)로 김지현2(26)와 디펜딩 챔피언 조윤지(26)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렸다.

사흘 내내 6개씩 버디를 잡은 지한솔은 54홀 노(no)보기를 기록했다. 경기 중반 동점을 허용하며 위태로웠으나 14번홀 이후 연속 3개홀(15번~17번홀) 버디를 뽑아내며 뒷심을 발휘 추격자들의 추격의지를 잠재웠다. 김지현2는 18번홀 더블보기, 조윤지는 버디 7개를 잡고 추격했으나 3타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골프 국가대표상비군(2012~2013년)과 국가대표(2014년)를 지내며 아마추어시절을 화려하게 보낸 지한솔은 2014년에 KLPGA 투어프로에 데뷔했다.

한편, 이정은6(21)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 버디 2개, 2오버파 74타 최종합계 1언더파 215타(68-73-74) 공동 49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대상, 상금왕, 다승왕, 평균타수 등 4관왕에 올랐다.

공동 5위(11언더파 205타)에 오른 장은수(19)는 경쟁자 박민지(19) 따돌리고 신인왕에 등극했다.

대회를 마치고 지한솔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우승 소감?
우승해서 정말 좋고 실감이 안 난다. 어제보다 마음이 편하다.

▲ 올 시즌이 유난히 힘들었다고 했다.
3년차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드는 것 같다. 후배 선수들도 많이 우승하니 부담도 있었다. 그래서 저번 대회부터 즐기면서 했다.

▲ 기대 못 미치는 성적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 같다.
내 스스로 실망도 불만도 많았다. 시즌 끝나갈 때 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 오늘 뒷심이 대단했다.
경기 중반 언니(김지현2)에게 뒤집혔고 ‘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 버디를 잡았을 땐 ‘오늘 느낌이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버디가 안 나와서 급해지긴 했는데 끝까지 참으니 버디가 나왔다. 원래 뒷심이 있는데 주변에서 없다고 하더라. 이게 원래 내 모습이다(웃음)

▲ 성적 안 좋을 때는 어떻게 하나?
잘 안되면 죽어라 연습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취미활동도 만들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영화도 보고 뜨개질도 시작했다.

▲ 17번 홀에서 홀인원 할 뻔 했다.
17번(파3) 홀에서 중간보고 쳤는데 살짝 당겨 쳤다. 그만큼 붙어있는 줄 몰랐다. 아쉬웠다.

▲ 클럽의 변화는?
중간에 드라이버 한 번 교체했다. 투어B에서 J817로 교환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부터 원래 쓰던 퍼터로 돌아갔다.

▲ 부진했던 이유?
샷 보다 멘탈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퍼트가 사정거리에 와도 홀에 넣질 못했다.

▲ 오늘 엎치락뒤치락 했다. 부담과 승부처는?
14번 홀에서 1타 뒤지고 있었는데 오히려 편했다. 쫓기는 것보다는 내가 선수를 따라 잡는 게 편했다. 15번홀 7m 퍼트도 뒤땅 쳤는데 들어갔다. 파5 버디가 승부처였다. 한 타 차로 앞서 나가니까 마음이 좀 놓였다.

▲ 우승까지 오래 걸렸다.
그렇다. 작년 시즌 초반 2등 두 번하고 감이 좋아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그 2개가 끝이었다.

▲ 이정은6와 같은 매니지먼트사다.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워낙 실력이 뛰어난 친구고 잘하니까 정말 기뻤다.

▲ 캐디를 아빠도, 오빠도 했고 첫 우승은 하우스캐디와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빠나 오빠나 나는 모두에게 편하다. 오빠랑 하면 내가 이런 저런 상황에 걸렸을 때 많이 도움을 받는다. 아빠는 그린 경사를 잘 보는데, 또 가족의 입장이다 보니까 트러블도 있더라. 이번 대회 오빠는 레슨, 아빠는 일이 생기 캐디를 구했다. 내년에는 오빠는 가끔, 전문 캐디를 구하려고 한다.

▲ 라운드별 심경은 어땠나?
첫날은 버디가 늦게 나와 전 후반 버디 3개씩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어제는 버디와 파를 번갈아 했다. 그래서 다음홀 가면 버디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중간에 버디가 나와 괜찮겠구나 생각했다.

▲ 향후 목표는?
친구 (오)지현이도 이 대회에서 첫 우승 후에 잘 풀렸다. 올 시즌 메이저도 우승했는데, 나도 메이저대회 우승한 번 해보고 싶다.

사진제공=KL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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