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가을사나이 이형준(25)이 투어 챔피언십에서 부활을 알렸다.

2일 솔모로CC(경기 여주) 퍼시먼, 체리 코스(파70, 6,652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8차전 카이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대회 첫날 디펜딩 챔피언 이형준(25)은 보기 1개, 버디 7개, 이글 1개, 홀인원 1개를 쏟아내며 10언더파 60타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2014년 첫 우승도 투어챔피언십, 두 번째도 지난 이 대회 우승이며 첫날 세 번째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이글(11번홀, 파4)과 홀인원(18번홀 파3)을 잡은 이형준은 코스레코드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제6회 메리츠 솔모로오픈 2라운드 방두환(30)이 세운 7언더파 64타를 경신했다.

14번홀(파4)의 짧은 파퍼트를 놓친 보기가 아쉬웠다. 만약 파로 마무리했다면 코리안투어 사상 59타의 주인공이 될 뻔도 했다.

대회를 마치고 이형준을 만나 소감을 들었다.

▲ 최고의 경기였다. 오늘 경기 느낌은?
사실 연습라운드 때도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 코스였다. 하지만 오늘 첫 홀(1번홀, 파3)에서 긴 거리(20m)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기분 좋게 시작했고 이어진 2번홀, 3번홀에서도 원하는 샷과 퍼트가 되면서 좋은 흐름을 가져갔다. 특히 아이언샷의 거리감이 좋았다. 또한 세컨샷을 하기에 애매한 거리가 아니라 확실히 클럽을 선택할 수 있는 거리가 남아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

▲ 홀인원은 처음인가?
공식 경기에서는 두 번째다. 4년 전 일본투어에서 한 번,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8번 아이언으로 샷을 했다.

▲ 14번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했지만 17번홀도 보기를 할 수 있는 위기였는데?
티샷이 우측 나무숲으로 갔고 세컨샷으로 레이업한 뒤 90m 정도 남은 거리에서 58도 웨지로 그린에 올렸다. 4m 파퍼트를 넣었다. 세컨샷을 나무 밑에서 할 때도 잘 풀리는 날이니까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투어 챔피언십 대회에서 잘하는 이유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매 대회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가을에 잘 되고 투어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기분 좋은 생각을 한다. 최근 퍼트가 잘 되지 않았는데 경기 초반에 퍼트 라인이 본 대로 가면서 자신감을 갖고 경기했다. 퍼트할 때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 여자친구(예비 신부)가 오늘 캐디를 하지 않고 갤러리로 따라 다녔다.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캐디를 한 뒤 조금 힘들어 해서 이번 대회는 다른 친구가 백을 메주고 있다. 여자친구가 갤러리할 때 잘 되고 있으면 응원도 해주고 좋은데 잘못 치고 있을 때는 괜히 눈치가 보인다. 째려보고 있는 느낌이다. 항상 내 시야에 있다.

▲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면 유러피언투어로 직행할 수 있다.
만약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고 유러피언투어 카드를 얻는다면 지금 당장 결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부모님, 여자친구와 충분히 상의를 할 것이다. 사실 해외투어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CJ컵에서 우승한다면 미국으로 바로 가겠다고 했는데 우승하면 2년 시드를 주니 1년간은 적응을 한 뒤 그 다음 해에 잘 하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러피언투어는 1년만 주어지기 때문에 과연 내가 예선통과도 하고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 군대는 언제쯤?
이번 시즌 말고 2019년까지 투어를 뛸 수 있다. 이후 군에 갈 생각이다. 또한 올해 결혼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 내년 11월이나 12월에 할 생각이다. 지금 유러피언투어에 갈 것이냐, 군대 문제, 결혼 등 세 가지 고민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지은 뒤 생각할 것이다.

▲ 제네시스 대상을 원하는 이유는?
최고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대상은 그해 1등을 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 또한 제네시스 대상이 다음 시즌 시드 카테고리 1번인데 가장 높은 시드인 1번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차량이나 보너스 상금 1억원도 매력적인 부상이다.

▲ 제네시스 대상 경쟁에 있는 최진호, 이정환 선수와 함께 경기했다. 경쟁했는지?
최진호 선수와는 1, 2라운드에 자주 경기했는데 최진호, 이정환 선수와 함께 경기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최진호 선수와 경기할 때는 스윙이나 표정, 팬 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다른 선수와 경쟁한다는 생각은 없었고 시즌 마지막 대회이고 디펜딩 챔피언이니까 후회 없는 경기하겠다는 생각이었다.

▲ 2라운드는 어떻게 경기할 것인지?
2라운드 비 예보도 있고 오전 일찍 경기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경기할 예정이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하는데 처음 몇 홀을 경기하면서 몸을 풀면서 코스 공략을 구상할 것이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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