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국내 골프장 경영 양상은 회원제와 대중제의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골프장이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다. 1966년 뉴코리아골프장이 일본의 위탁제 골프장 제도를 그대로 도입해 적용시키며 개인 사업자 골프장으로서 처음 문을 열었던 이후 지금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격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골프장 하면 의례히 회원제 골프장을 지칭할 정도로 보편화되는 운영방식이었다. 골프장 사업이 과거 내인가 시대엔 수요가 느는데 공급이 부족해 국가 최고권자에게 내인가만 따면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회원권을 팔아 땅값을 변제하고도 돈을 끌어 모았다.

물론 그 이면엔 정치자금화라는 흑막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외형적으로는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노태우 정권 때 6, 29선언에 힘입어 규제가 심했던 골프장 건설의 법적 고삐가 풀리자 전국은 골프장 건설로 몸살을 앓았다. ‘누구든 조건만 되면 골프장을 만들라’는 모토가 그야말로 국민소득의 증가세에 맞물려 골프붐을 형성했었다. 이에 편승해 골프장 조성은 장밋빛 3차 산업의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부러움을 샀다.

가진자들이나 대기업들은 전국적으로 골프장 건설에 혈안이 됐고 비즈니스적인 측면이나 사교 그리고 산업적인 장밋빛 청사진을 갖고 골프장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 지자체가 탄생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나 세수 충당 목적으로 자자체에서 대규모 골프장 사업을 유치하거나 경쟁적으로 조성했다.

당장의 이익에 눈멀어 멀리 보지 못한 그 후유증이 현재 고스란히 골프장 사업주만 아니라 국민들이 덮어 쓰고 있는 셈이다. 사실 골프인구가 증가하기는 하지만 산술적인 증가치 뿐이고 그것도 노년골프로 세대 간 이동만 될뿐, 젊은 층의 골프유입율은 떨어지면서 더욱 사양사업화되는 조짐도 보여주었다.

특히 역수요공급으로 체제로 무너지고 골프산업이 시장경제에 노출되면서 사업주들은 더욱 나눠 먹기식이어서 골프장 경영 수익이 줄기 마련이었다. 특히 최근에 부는 국내외 경기하락의 여파가 그대로 골프장으로 불어 닥치자 그 영향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더군다나 ‘김영란 법’으로 더욱 철퇴를 맞게 된 곳이 골프장이라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경영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그간 전국에 무더기로 건설되는 골프장 경향으로 인해 사회 문제로 비화되기 시작했고 실제 마을 공동체 파괴와 환경문제, 빈부극차와 기회 박탈감, 위화감 등이 대두되면서 골프장 하면 마녀사냥식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고 골프의 이미지마저 폄화시킨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러면서 탄생한 것이 소수 부유층만 즐기는 게 아니라 골프에 관심 있으면 일반 대중들도 즐길 수 있는 정책을 정부가 수립해 대중제란 이름으로 골프장을 허가하고 세제 혜택을 주면서 확충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정책이 성공적으로 맞아 떨어져 2013년 말 골프장 운영방식에서 대중제 운영방식 골프장이 회원제 골프장 수를 앞질렀고 대중골프장 홀수도 지난 7월 회원제 홀수를 상회하는 대중골프문화를 구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회원제로 인가를 받아 운영해 오던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하려는 법령을 개선하고 벌써 올 들어 21개의 골프장이 전환했고 20여개 이상이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자금을 가진 대기업의 골프장이나 재력이 있는 이들은 회원분양가 반환을 잘 처리해서 자신의 골프장으로 환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재력이 부족한 골프장은 골프장측과 회원들과의 잘 화합이 되어 몇 년 경과과정을 두고 나름대로 혜택을 받으며 운영의 묘를 적절히 활용해 성공적으로 가는 곳도 있지만 어떤 골프장은 서로 못 믿고 자기의 욕심만 내세우다가 골프장이 공중 폭파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것이 있다. 어쨌든 정부가 대중골프장이란 정책으로 나아가긴 하지만 그 대중 골프장에서 즐기는 측도 일반 대중들이라기보다는 회원제 골프장을 즐기던 골퍼들이 대다수란 점이다. 단지 회원권을 팔거나 사지 않는다는 점뿐이라면 의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그것은 골프장측이 중과되는 세금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일 뿐이라면 직접 골퍼들에겐 무슨 혜택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문제는 이들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바꾼 골프장의 경우 정부가 추진하려는 일반 대중들에게 혜택을 주길 원하는 의도와는 달리 이름만 대중제지 정부에서 세금혜택만 받고 수혜자인 골퍼들에게 그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반감된다는 사실이다.

회원제에 비회원으로 플레이 하는 비슷한 그린피를 받는 것은 회원권을 산 골프장에서 즐기는 골퍼들에겐 더 많은 부담을 증폭 시키는 꼴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이름만 대중제지 엄밀히 말하면 회원을 모집하지 않는 비회원제라는 게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런 곳에서도 캐디가 있고 카트비도 다 받는 다. 그럼 아무리 그린피를 내려 본들 10만원 이상의 돈을 줘야 골프를 즐길 수 있으니 대중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대중제가 된다면 대중에게 기회를 주는 싼 그린피가 돼야 하는 골프장이어야 하는데 주중에 15만원 이상이나 20만원에 육박하는 대중제라면 대중제란 이름만 무색할 뿐이다. 특히 회원권을 모두 반환해서 대중제로 전환됐다고 해서 개인적인 골프장으로만 생각한다면 공익개념의 마인드를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국토를 확보한 골프장으로서의 본분을 또 망각할 수밖에 없다면 굳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의 전환한 것은 빛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다고 모 관계자는 지적한다.

따라서 골프의 속성상 이를 즐기는 골프층의 성향을 고려해 회원제나 대중제의 구성 비율에 균형감을 갖출 수 있는 후발 정책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 본다. 대중제라 해서 지역적 안배나 시장성을 무시한 채 특정지역에 모여 있다면 이 또한 제살 깎아 먹기식이 되고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소지는 분명히 있다고 지적한다.

참고로 한국골프의 규모가 골프장 이용객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이용객수는 3,388만 명에서 올해에는 3,416만 명으로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골프인구는 지난해 400만 명으로 골프장 이용횟수는 지난해 8.5회였다.

내년 골프장 이용객 수는 청탁금지법 시행과 경기침체 등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골프장 수는 지난해 말 518개소에서 올해 말 522개소, 그리고 내년 말에는 527개소로 소폭 증가에 그치지만, 골프회원권값 폭락에 따른 입회금 반환 사태가 가중되고 수익성이 둔화되면서 높은 세율 때문에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하는 회원제가 급증할 전망이다.

대중골프장 수는 2000∼2015년 말까지 40개소에서 266개소로 6.7배 급증한 반면, 회원제 골프장 수는 108개소에서 219개소로 2.0배 증가에 그쳤다. 대중골프장 이용객 수 역시 2000∼2015년까지 10.1배 급증했지만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 수는 88.0% 증가에 그쳤다.

정부의 골프장 조세정책 덕택에 회원제 골프장산업의 구조조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들은 입회금을 반환해주면서 대중제로 전환한 곳이 2007년 이후 올 10월 말까지 58개소, 올해 들어서만 21개소에 달했고 전환을 준비 중인 곳도 30여개 소에 이른다.

따라서 내년에는 대중제로 전환하는 회원제 골프장수가 30~40개소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의 골프업계는 경기침체,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알뜰골퍼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대중들은 싸고 좋은 골프장을 찾게 되고 대중골프장들의 몸부림도 가중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대중제로 전환됐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피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카트피를 받지 않는 등 골퍼들에게 최소한의 금액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어야 한다”는 고육책이 대중제 골프장에게 던져진 숙제가 되고 있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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