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골프장이 생기면서 시공간 개념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됐다. 따라서 하루라는 개념도 변화됐다. 골프장이 서울 근교에서 떨어져 충청도나 심지어 천리길이라던 경상도, 전라도에까지 라운드를 하려 가는 일이 흔한 일이 됐다. 물론 교통수단의 발달도 원인이 되겠지만 골프장이 생기면서 경기도는 서울과 한 영역권이 됐고 강원도 충청권이 한나절권으로 묶였다.

예전 같았으면 서울을 벗어나 인천만 가더라도 큰맘을 먹고 계획을 세워서 하루가 꼬박 걸리는 먼 거리였다. 도로사정이 좋아지고 교통망이 발전하고 이동수단인 승용차가 발달하면서 그 거리개념을 더욱 축소시켜 버렸다. 공간개념의 변화와 시간개념까지 변화시키면서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를 즐기고 돌아오는 등 거리개념을 엄청 축소시켜 놓았다.

거리개념을 축소한 것은 고속도로의 신설이나 증설 험준한 산악을 뚫고 오지를 관철하는 도로망, KTX 등의 교통수단의 발전도 있겠지만 삶의 보람을 찾는 생활의 변화에서 기인되리라 본다. 특히 여가와 취미를 위한 목적으로 멀리까지 일상적으로 떠날 수 있도록 거리개념을 확대 시켜놓은 것이 골프장이다.

그만큼 골프는 시공간개념을 축소시켜 놓았다. 실제 세계를 지배하던 이들도 이 시공간을 장악한 자들이다. 유럽지역까지 정복한 몽고의 징기스칸도 그 먼 거리를 중간 중간 역마제도를 만들어 연락하면서 변방을 장악했고 거대제국을 다스렸다.

‘황제의 편지는 쓰이자마자 마치 날개 달린 전령이 나르는 것처럼 신속하게 목적지에 배달된다’는 기록처럼 로마는 가도를 통해 제국을 지배했다. 가도가 없었다면 20만이 안 되는 병력으로 대제국을 통솔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한국인은 이제 골프를 통해서 세계무대를 장악하고 있고 아마추어들은 원정 골프를 나가면서 날로 세계는 골프로 축소되고 있다. 이젠 예사롭게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원정 골프를 떠난다. 골프 아니고서는 이렇게 쉽게 훌쩍 떠났다가 올 수 있겠는가?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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