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수를 줄이려 노력하지 말고, 상대편 타수를 늘려 이길 생각을 하라

[골프타임즈 뉴스팀] 올 시즌 KPGA 챔피언스투어(만 50세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데뷔한 개그맨 출신 골프 선수 최홍림(50, 애플라인드)은 데뷔 무대인 볼빅 KPGA 챔피언스투어 1회 대회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올라 골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방송인으로서 또한 골프 선수로서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최홍림을 제19회 루마썬팅배 KPGA 시니어 선수권 대회 1라운드 종료 후 만나 그의 골프에 대한 철학과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제19회 루마썬팅배 KPGA 시니어대회 출전으로 올해 KPGA 챔피언스투어 세 번째 대회를 맞이하고 있다. 소감은?
올 해 챔피언스투어 Q스쿨에서 공동 42위로 통과해 올 시즌 KPGA 챔피언스투어(만50세 이상) 출전권을 따냈다. 시즌 KPGA 챔피언스투어 개막전인 '2015 볼빅 KPGA 챔피언스투어 1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공동 15위) 다소 안일하게 생각한 면이 없지 않았다. 두 번째 대회(2015 도루코 KPGA 시니어 골프대회)에서 컷탈락한 뒤 '아 이게 아니구나'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욕심은 많지만 본선 진출이 현실적인 목표다.

▲ 본 대회 1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남은 라운드 전략은?
어제는 그린스피드가 다소 빠른 편이어서 퍼트 실수가 많았다. 정교한 퍼트에 집중할 계획이다. 첫 대회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감만 갖고 경기에 임했으나 대회를 참가할수록 역시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매 경기 즐기며 임하겠지만 프로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 올 시즌 개막전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를 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연예인으로서 정규 투어대회에서 한 라운드 선두를 기록한 것은 KPGA 사상 처음이다. 골프뿐만 아니라 타 종목에서도 연예인 출신이 프로 경기에 출전하는 일이 굉장히 드문 일인데 느낌이 어떤가?
2001년 KPGA 프로(준회원)에 합격하고 나서 나 역시도 놀랍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다른 연예인들도 나를 보고 KPGA 프로테스트 도전에 많이 응시했다. 특히 김용만과 김국진이 제일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듯 매번 낙방했으며 결국 어려운걸 알고 포기했다.(웃음)

내가 연예인으로서 KPGA 프로테스트에 합격하고 연예계에 프로골프의 바람을 많이 불어 넣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KPGA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 KPGA 챔피언스투어에서도 갤러리들이 많이 찾아주는 행복한 상상을 하기도 한다.

▲ 골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거주했을 때 골프 중계방송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지금과 달리 당시(90년대 후반)에는 한국에 24시간 골프 전문방송이 전혀 없었다. 박세리 선수의 선전으로 처음 골프에 흥미가 갔지만 골프를 알수록 남자 선수들의 시원시원한 스윙에 매료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내가 프로 자격을 취득하면 방송에서도 내가 독특하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평소 운동신경이 좋았지만 KPGA 프로테스트에 어려움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에 입문하니 또 다른 욕심이 생겼고 '실력으로 승부를 보자'는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했다.

▲ KPGA 프로 자격을 얻기가 굉장히 어렵다. 프로테스트 합격 후 주변인들은 어떤 반응이었나?
역시 김용만, 김국진이 제일 먼저 연락이 왔다. 기쁘게 축하해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부러워했다. 본인들도 할 수 있다고 내가 합격한 이후 수차례 KPGA 프로테스트에 응시했지만 결국 아직도 못하고 있다.(웃음) 연예인 중 리치, 김은우, 장재근 등 KPGA 프로 자격을 얻기 위해 응시를 많이 했던 것으로 안다.

▲ 연예인으로서 연습 시간 확보가 쉽지 않을 텐데 자신만의 독특한 훈련법이 있는가?
아무래도 방송과 겸하다 보니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한다. 감각을 끌어올리는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나만의 독특한 스윙을 개발하고 싶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스윙이 예쁜 사람은 많아 어차피 내가 따라갈 수가 없다.(웃음) 피니시 후 몸을 많이 비틀거나 야구 스윙처럼 한발을 드는 등 재미있는 모션을 개발해 나만의 샷을 완성하고 싶다.

▲ 동료 연예인들 중에서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이가 있는가?
허송(트로트 가수)씨가 생각난다! 실력이 출중하다. KPGA 챔피언스투어에 나오면 우승은 불가능하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마추어에도 재야의 실력자들이 많이 있다.

▲ 주위에서 레슨 제의는 많지 않은가?
직접적인 레슨보다는 강의를 많이 한다. 강의를 하면서도 개그맨 출신이다 보니 대중은 정상적 강의보다 나만의 특별한 강의를 원한다. 그래서 종종 "타수를 줄이려 노력하지 말고, 상대편 타수를 늘려 이길 생각을 하라"라는 식으로 위트 있게 조언하기도 한다.(웃음)

▲ 롤 모델이 되거나 평소 좋아하는 선수는?
올해부터 KPGA 챔피언스투어에 그랜드 시니어(만60세 이상)로 데뷔한 최상호 선수다. 무엇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얼마 전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3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쟁쟁한 젊은 선수 속에서 예선통과 후 14위로 대회를 마쳤다니 놀라울 뿐이다.

▲ 앞으로 프로골프 선수로서의 꿈은 무엇인가?
KPGA 투어프로(정회원)가 되는 것이다. 이후 방송에서 골프관련 홍보를 많이 하고 싶다. 아무래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으면 공신력도 커질 것이다.

▲ 연예인 최홍림에게 골프란 무엇인가? 프로골프 선수 최홍림에게 골프란 또 무엇인가?
연예인으로서 골프를 접할 때는 항상 즐거움과 웃음이 있다. 그러나 프로로서는 험난함과 슬픔, 고난이 생각난다.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골프에 대입한다면 희(喜)와 락(樂)은 연예인으로서 골프를 접할 때, 노(怒)와 애(哀)는 프로 골프선수로서 골프를 접할 때 적절한 대입이 될 것 같다. 내 인생의 골프에는 희로애락이 녹아들어 있다.

최홍림 프로필
생년월일 : 1965년 3월 28일(50세)
계약 : 애플라인드
KPGA 프로(준회원) 입회 : 2001년
KPGA 챔피언스투어 데뷔 : 2015년
개그맨 출신 방송인

사진제공=KPGA
골프타임즈 뉴스팀｜master@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