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역전의 여왕 ‘태권 소녀’ 김세영(22·미래에셋자산운용)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우승 상금 27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지난 4월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오아후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메이저 퀸’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김세영은 약 150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샷 이글로 연결해 박인비를 따돌리고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2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이후 약 2개월여 만에 환상적인 이글로 다시 우승 소식을 전한 김세영은 우승 상금 27만달러(약 2억9000만원)를 받았다.

김세영은 이번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았으며 두 차례 우승 모두 연장 끝에 차지했다.

또한 시즌 상금 69만9735달러로 상금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대회의 우승까지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김세영은 3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전반에 2타를 잃어 주춤했다.

11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했으나 이후 파 세이브에 만족했다.

김세영은 16번홀(파3)까지 박인비, 김인경(27·한화)과 함께 11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17번홀(파4)에서 1타를 잃은 김인경이 먼저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고 마지막 18번 홀 김세영의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져 우승컵은 박인비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보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고 박인비의 먼 거리 버디 퍼트는 홀 바로 앞에 멈춰 서 사실상 파를 확보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김세영이 그린 밖에서 시도하는 칩샷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것이었지만 김세영의 정확한 칩샷이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졌다.

김세영의 기적같은 승부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다시 재현됐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 두 번째 샷을 그대로 이글로 연결하며 최근 LPGA 투어에서 보기 드물었던 명승부는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신인 김세영은 우승이 확정된 이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공을 가까이 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우승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세영은 또 이날 우승으로 상금 외에 올해의 선수 부문(85점)에서도 선두에 올랐고 원래 1위였던 신인상 부문(626점)에서도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상금 2위는 64만8730달러의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 올해의 선수 부문 2위는 72점의 세계여자골프계의 ‘블루칩’ 뉴질랜드 교포 골퍼인 ‘천재 소녀’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 리디아 고(18·한국명:고보경)다.

신인상 부문 2위는 461점의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 김효주(20·롯데그룹)다.

박인비는 이날 1타를 줄이며 침착한 라운드를 펼쳤지만 운이 따르지 않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시즌 개막 후 6개 대회를 독식하던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은 최근 2개 대회에서 미국의 베테랑 크리스티 커(38·미국), ‘장타자’ 브리트니 린시컴(30·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가 다시 우승 행진을 재개했다.

이번 대회 1위부터 공동 4위까지 상위 5명이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김인경이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김효주와 최운정(25·볼빅)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공동 8위에서 순위를 소폭 끌어올렸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이자 메이저 대회인 제69회 US여자오픈 챔피언십(U.S. Women’s Open Championship) 우승자인 재미교포 미셸 위(26·나이키골프·한국명:위성미)는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LPGA 골퍼 재미교포 제니 신(23·한화·한국명:신지은)도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를 쳐 공동 7위에 랭크,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 대회결과
1. 김세영 : -11 277(67-67-70-73) *연장 우승
2. 박인비 : -11 277(67-70-69-71)
3. 김인경 : -9 279(65-69-71-74)
4. 김효주 : -7 281(69-73-70-69)
   최운정 : -7 281(70-68-71-72)
6. 산드라 갈 : -6 282(70-72-71-69)
7. 제니 신 : -4 284(68-70-70-76)
   펑샨샨 : -4 284(70-73-72-69)
   미야자토 미카 : -4 284(71-71-71-71)
   크리스티 커 : -4 284(69-76-67-72)

사진제공=KLPGA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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