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골프에서 ‘내가 너에게 배려했으니 너도 나를 배려해 달라’는 직설적인 요구는 하질의 배려다.
골프하는 즐거움과 묘미란 무엇인가. 전반적으로 미스 샷을 덜 날리고 위기에 빠졌을 때 슬기롭게 탈출하고, 녹색의 잔디 위를 거닐면서 싱그러운 공기와 자연을 맘껏 즐기고, 동반자와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고, 나중에 스코어까지 좋다면 그것이 골프에서 얻는 최상의 즐거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이 같은 골프의 즐거움은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데 골프의 또 다른 묘미가 숨어 있다. 골프가 혼자서 하는 게임이긴 하지만 혼자서 최선을 다 했다고 최상의 결과와 즐거움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구력 20년의 김효석 씨는 골프채를 잡은 이후 온갖 감정과의 싸움을 벌이면서 골프를 할 때만이라도 나 자신보다는 동반자를 먼저 배려하는 것만이 엉뚱한 감정의 씨앗이 움트는 것을 막고, 골프의 즐거움과 함께 좋은 스코어도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 오랜 세월 속에서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일종의 마음을 비우는 경지다. 상대방을 배려하는데 어찌 내 마음속에 갈등과 혼란이 일어나겠는가. 또 불필요한 마음의 불길이 치솟겠는가. 골프가 즐거워지지 않을 까닭이 없고 좋은 스코어가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진정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앞선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멋진 골프를 위해 남을 배려하는 습관만은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진정한 배려가 너를 변화시키는 것이고 그 반응으로 내가 반응하고 그것이 전 인류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자그마한 ‘나비의 날갯짓’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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