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천 드림파크CC에서 열린 제17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한 박결이 우승을 확정지은 후 환호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잔치인 제17회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동안 아시안게임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던 한국 골프의 입지가 더 이상 굳건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자리였다.

지난 9월 28일 막을 내린 대회 골프 종목에서 한국은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은 대만, 여자 단체전은 태국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도하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연속으로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석권해 이번에도 4개의 금메달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 골프는 여자 개인전에서 박결(18·동일전자정보고3)이 금메달 한 개를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종목별 메달 순위에서 골프는 대만이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종목 종합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한국이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로 2위를, 태국이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3위, 중국이 동메달 1개로 4위에 오르며 골프 종목 메달 획득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도 엿볼 수 있는 태국 여자 골프의 상승세는 제17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한국을 제치고 태국에 사상 첫 아시안게임 골프 금메달을 선사할 정도로 물이 올랐다.

태국은 여자 개인전 은메달, 남자 단체전 동메달 또한 차지했다.

태국 여자 골프는 떠오르는 골프 스타 포나농 파트룸(25·태국·볼빅·Pornanong Phatlum), 티다파 수나완나푸라(21·태국·Thidapa Sunawannapura), ‘자매 골퍼’ 모리야 주타누가른(20·태국), 아리야 주타누가른(19·태국) 등 LPGA 투어에서 뛰는 정상급 선수들의 등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직 LPGA 투어에서 우승한 태국 선수는 없지만, 초대 챔피언이 지금 탄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태국 여자 골프에 대한 요즘 평가다.

태국 여자 골프의 이러한 상승세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들의 자세와 철저한 훈련에서 비롯된다.

태국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이달 초 세계아마추어골프 팀선수권에 1.5진을 보냈고, 이번 대회 출전하는 1진 선수들은 같은 기간에 드림파크CC를 찾아 코스를 파악하는 적응 훈련을 했다.

세계아마추어골프 팀선수권에서 단체전 3위에 올라 공동 8위에 머문 일본을 물리치고 아시아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은 당시 28위에 그친 태국을 경계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한 훈련을 통해 샷을 가다듬고 나타난 태국 선수들은 안전함보다는 핀을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를 낚아가며 금메달에 도달했다.

이소영(17·안양여고2)은 “우리가 안정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반면 태국 선수들은 항상 핀을 향해 샷을 날리는 과감한 플레이를 했다”며 “전력 차가 난다고 생각해 안전하게 경기했는데, 진작 공격적으로 전략을 바꿨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다 미스샷이 나오면 세이브하면 되는데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면 버디가 잘 안 나온다”며 “나와 함께 플레이한 태국 선수 중 하나는 이글을 잡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남자 골프 또한 꾸준한 투자와 관심으로 전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반면 한국 남자골프는 프로 대회에서 선배들을 물리치고 우승하는 등 기대를 모았던 이수민(21·중앙대3), 이창우(21·한국체대3)가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최강 전력을 구성하지 못했다.

대만은 여자 골프는 청야니(25·대만)가 세계 정상권에 오래 머물렀으나, 남자 골프는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호주 코치 두 명을 초빙해 대표팀을 1년 동안 훈련시키는 등 기초를 탄탄히 닦아 괄목할 만한 성적을 일궈냈다.

한국에는 7월부터 들어와 코스를 살펴보는 등 적응 훈련을 했다.

대만 남자 대표팀은 올해 네이버스컵, 세계 아마추어골프 팀선수권대회,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한국과 세 번 맞붙어 모두 이겼다.

대만 대표팀 코치는 “대만골프협회가 많은 지원을 해준 덕분에 선수들 기량이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제 돌아가게 되면 대표팀 훈련 시스템 외에 주니어와 코치를 육성하는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 선수들이나 한국 선수들이나 신체적인 조건이나 실력이 비슷하게 뛰어나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지원 속에서 꾸준히 훈련하느냐다”고 강조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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