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려·조선시대의 무신들의 무예인 격구의 한 장면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모든 역사는 별거 아닌 것에서부터 진화한다. 일찍이 고려·조선시대의 무신들의 무예인 격구가 그렇고, 오늘날의 테니스·야구·하키에서도 골프와의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골프의 기원
흔히 알고 있는 스포츠 종목 가운데에서도 유사점이 있는 것들이 있다. 씨름과 유도가 그러하고 테니스와 배드민턴이 그러하다. 사격과 양궁도 깊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분명 다른 종목의 스포츠지만 기원을 보면 나름의 유사점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골프는 어떠할까? 조금은 낯설게 느꼈던 잠재 골퍼들을 위해 골프의 닮은꼴 스포츠는 많다.

골프는 무엇과 닮은꼴 스포츠일까? 그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옛날 골프의 기원부터 살펴보자.

양치는 목동이 해변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양들을 돌보고 있다. 모래 둔덕이 있는 해안에서 목동은 지팡이로 조그만 돌멩이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 돌멩이가 토끼굴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그는 다시 그것을 시도했고 이를 지켜보던 다른 양치기도 이를 따라했다.

이것이 골프의 탄생이다. 양치기의 지팡이는 오늘날 클럽으로 발전했고 돌멩이는 이보다 부드러운 깃털 볼이 되었다.

모든 역사는 별거 아닌 것에서부터 진화한다. 이점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우리나라에서도 골프는 등장한다. ‘격구’라는 이름의 이 운동은 고려·조선시대에 무신들이 무예를 익히는 방법으로 하던 놀이이다. 그것이 조선시대 중반에서 사라진 유사 골프라 할 수 있겠다. 오늘날의 골프 또는 하키와 같이 막대기로 공을 치는 경기이다.

원래 페르시아에서 비롯된 폴로 경기가 당(唐)나라에 전래되어 격구로 불리면서 고구려·신라에 전해졌으며 고려시대에 성행했다.

골프채 자루부분은 대나무로 만들었고 끝에 손바닥만한 숟가락 모양으로 채를 만들었다. 막대에 붙은 숟가락 길이 9치(27㎝), 나비 3치(9㎝), 자루길이 3자 5치(105㎝), 공 둘레 1자 3치(39㎝)이며, 출마표(出馬標)와 치구표(置毬標)의 거리는 50걸음, 치구표에서 구문까지는 200걸음, 구문 사이 거리는 5걸음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닮은꼴 스포츠 통해 골프를 알자
일반적으로 골프와 유사점이 있는 스포츠는 구기 종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점에서 테니스하고 골프는 유사점이 많다. 실제로 많은 티칭프로들이 초보자들에게 레슨을 할 때 테니스를 쳤던 사람에게는 테니스를 응용해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테니스의 동작과 골프 스윙의 가장 큰 다른 점은 상체가 회전하는 축, 즉 척추 축이 테니스 스윙에서는 좌우로 움직이지만 골프 스윙에서는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스윙을 할 때 뒤땅(더프)이 발생하는데 근본적이 이유는 다운스윙 때 허리 축이 내려간다던가 아니면 다운스윙 때 체중이동이 타깃 쪽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테니스와 골프는 주로 옆으로 공을 친다는 점도 유사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테니스와 골프는 다르지만 닮은 스포츠다. 골프와 특히 닮은꼴 스포츠는 단연 야구다. 야구에서의 스윙과 골프 스윙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수 출신들은 골프에서 많은 재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투구 동작과 골프 스윙의 어깨 활용도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다운스윙에서 폴로우 스루까지 동작을 살펴보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병현 선수의 투구 폼과 흡사하다. 다운스윙은 플라이를 피하기 위하여 내야에 바운드를 시키는 타법으로, 마치 도끼로 장작을 패는 것 같은 스윙이다.

더블플레이를 피하고 잔루타를 칠 때 많이 사용한다. 다운스윙에서 폴로우 스루까지 동작은 일단 왼쪽 어깨는 턱밑으로 내려와야 하며 볼은 몸 뒤쪽에서부터 따라 나와야 하고, 체중은 오른발에서 왼발로 이동해야 한다.

또한 임팩트 후에 팔은 길게 뿌려주듯 뻗어야 한다. 이런 동작을 머릿속에 항상 넣어두고 스윙을 하면 좀 더 부드럽고 깔끔한 폼을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골프스윙은 원운동으로 굉장히 단순한데 그것을 복잡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우선 컴퍼스로 둥근 원을 그리듯이 한쪽의 침을 고정시킨 상태에서 다른 쪽의 다리만 움직이면 골프의 스윙으로 만들어진다.

스윙아크 역시 이와 같은 원리이나 인간의 신체구조가 컴퍼스의 한쪽 다리와는 다르기 때문에 그 움직임이 복잡하게 느껴질 따름인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여러 동작들에서 찾을 수 있는 골프와 타 스포츠와의 닮은 점을 알면 골퍼로 다가가는 일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