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보경이 E1 채리티 오픈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5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KLPGA]

[이천/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투어 9년차 ‘부산 아가씨’ 김보경(27·요진건설)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5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김보경은 2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6496야드)에서 열린 시즌 8번째 대회이자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E1 채리티 오픈(E1 Charity Open)’(총상금 6억원·우승 상금 1억2000만원) 마지막 날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3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낸 김보경은 우승 경쟁을 펼치던 ‘슈퍼 루키’ 김효주(18·롯데그룹)와 이정은(25·교촌F&B)을 제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마지막 날 공동 선두로 시작한 김보경은 6번홀(파5·537야드)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9번홀(파4·383야드)를 버디를 잡으며 스코어 방어에 성공했다.

김보경은 9번홀 버디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180야드를 남기고 19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변에 떨어졌지만 경사를 타고 홀 30cm 옆에 붙어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0번홀(파4·378야드)에서는 3.5m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시즌 2승 도전에 나선 김효주도 만만치 않았다.

김효주는 11번홀(파5·489야드)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옆 한뼘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으면서 동타를 만들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김보경은 14번홀(파3·174야드)에서 다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티샷을 홀 왼쪽 3.5m에 떨어뜨린 김보경은 과감한 퍼트로 다시 1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김보경은 16번홀(파5·551야드)에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홀까지 90야드를 남겨둔 지점으로 두 번째 샷을 보낸 뒤 세 번째 샷은 웨지 풀스윙으로 홀 1m 이내에 붙었고 버디를 추가한 김보경은 김효주에 2타차로 앞서갔다.

김효주는 17번홀(파3·149야드)에서 3m짜리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 김보경을 1타차로 압박할 기회를 놓쳤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김보경은 2퍼트로 마무리하면서 캐디인 아버지 김정원(57)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김보경은 1라운드 단독 선두, 2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최종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투어에 데뷔한 김보경은 지난 2008년 5월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5년 1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개인 통산 2승을 올렸다.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은 김보경은 시즌 상금 랭킹 6위(1억5500만원)로 올라섰다.

올해 창설된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한 김보경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포함해 모두 신설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인연을 맺었다.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의 여정은 매우 험난했다.

김보경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준우승 3번, 3위 4번을 차지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연습 그린에서 해가 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김보경은 ‘우승 없이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보경은 “그동안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살리지 못해 아쉬웠고 2년 전부터 슬럼프가 찾아와 굉장히 샷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우승 재킷을 입는 꿈을 꿨는데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것들을 모두 보여준 하루였다”고 기뻐했다.

김보경과 2라운드에 9타를 줄이는 시즌 최저타 기록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벌인 김효주는 김보경에 2타 뒤진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2위에 올랐다.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이정은은 11번홀 더블보기에 발목이 잡혀 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하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장하나(21·KT)는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로 7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상금 랭킹 1위(3억1000만원)를 지켰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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