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2023 라이더 컵 유럽 팀 우승에 일조한 로리 매킬로이(DP월드투어)

‘필드 위 귀공자’로 불리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023년 라이더 컵 유럽 팀을 대표해 출전, 5전 4승을 기록하며 팀에 승점 4점을 보탰다.

매킬로이는 지난 10월 1일 최종라운드 미국 팀 샘 번즈를 상대로 3&1으로 승리하며 제44회 라이더 컵 토탈 4승의 기염을 토했다. 독보적인 승수였다.

이에 힘입은 유럽 팀은 16.5-11.5로 우승하며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 정상 탈환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4승의 매킬로이는 이전 라이더 컵 6회 출전, 12승을 거두는 등 유럽 팀 에이스로 손색이 없었다.

단장 및 부단장을 제외한 출전 선수 중 주장 격의 매킬로이는 올해 우승 또한 그의 역할이 상당했다.

대회 첫날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한 조를 이룬 매킬로이는 미국 팀 잰더 쇼플리, 패트릭 캔틀레이 조를 2&1으로 가볍게 제쳤다.

둘째 날 5&3, 셋째 날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또한 2&1으로 제압했다.

대회 넷째 날 포볼 경기, 매킬로이는 매트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한 조에서 미국 팀 캔틀레이, 윈덤 클락을 상대했다. 17번 홀까지 승부를 내지 못한 이들은 마지막 18번 홀 승부의 홀에 다다랐다.

미국 팀은 캔틀레이의 손끝에서 버디를 그려냈다. 경기는 로리 매킬로이(출처, CBS 카일포터 트위터)의 버디 퍼팅이 남은 순간, 상식밖에 매너 없는 행동이 18번 홀 그린에 난무했고 이를 지켜본 매킬로이는 버디 퍼팅을 놓치고 말았다.

사건의 발단은 미국 팀 캔틀레이의 돌발 행동에서 비롯됐다. 그는 라이더 컵에 출전하면서 모자를 착용하지 않는 묘한 행동을 이어왔다.

당시 캔틀레이는 돈을 줘야 모자를 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우리나라(미국)를 대표하는 것이지 그런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어, “나는 모자가 맞지 않는다. 2년 전에도 맞지 않았고 이번 주에도 맞지 않는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모자에 대한 질문이 쇄도하자 그는 “나는 일주일 내내 모자를 쓰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고 오늘 하루 종일 나의 경기를 즐기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캔틀레이는 “둘째 날 경기 시작 전 모자를 흔들며 자신을 조롱한 유럽의 갤러리들에게 보란 듯이 마지막 세홀 클러치 퍼트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일관된 생각과 행동은 유럽 팀 출전 선수들에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캔틀레이의 캐디로 나선 조 라카바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선보이며 이내 매킬로이의 심기를 건들기에 충분했다.

▲ 2023 라이더 컵 넷째 날 마지막 18번 홀 유럽 팀 플레이를 방해한 페트릭 캔틀레이 캐디 조 라카바(라이더 컵 조직위)

당시 현장 분위기는 냉담하다 못해 살벌하기까지 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임이 분명했다.

캔틀레이의 버디 이후 자신의 퍼팅 라이를 살피는 매킬로이, 그에 뒤에서 모자를 흔드는 라카바를 향해 “나의 시간에 방해하지 말라” 라고 매킬로이가 얘기하자 이를 비웃듯 계속된 라카바의 행동은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라카바는 선수가 아닌 캐디다. 그린 위 선수들의 플레이에 방해를 해선 안된다.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상식밖의 행동이었다.  

자신의 선수가 버디를 낚아 기쁘다 하더라도 상대 선수의 퍼팅이 남은 상태라면 조용히 지켜보고 경기가 끝난 후 기쁨을 만끽하는게 일반적인 캐디들의 행동이다.

하지만 라카바는 마치 자기 자신이 선수라도 된냥 미국 팀 갤러리들과 같이 모자를 벗어 흔드는 등 매너 행동을 약 1분 이상 보이며 매킬로이의 심경을 자극했다.

이 같은 영상은 현지에서 수시로 방송됐고 라카바는 지극히 신분을 망각한 매너 없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라카바는 이전 타이거 우즈(미국)의 캐디였고 우즈가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자 캔틀레이의 새 캐디로 생업에 나선 상태다.

한편, 美 골프전문매체 골프 위크는 24일 ‘라이더 컵 주차장에서 매킬로이의 화난 모습’을 어필하며 올 한해 골프위크 직원이 가장 좋아하는 올해의 오프 코스 밖 이슈 순위 1위에 선정했다.

유동완 기자  golfyoo@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