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김한솔 기자] 배우 김시은은 신인이다. 출연한 영화가 딱 두 작품이다. 그런데도 관객들의 눈에 들어와 버렸다. 이번에 개봉한 <너와 나>에 대해 김시은은 “첫 장편으로 출연한 작품이어서 굉장히 소중한 영화”라고 표현하며 “첫사랑과 같은 영화이고 앞으로 기억 한 편에 오래오래 기억나는 영화가 될 거 같다”라고 했다.

김시은의 첫 촬영은 영화 <너와 나>이다. 영화시장 등 여러 상황에 첫 촬영이 아닌 두 번째인 영화 <다음 소희>가 먼저 개봉했다.

영화 두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발찍(?)한 배우 김시은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찻집에서 만났다.

첫 만남에 김시은은 “이 영화를 통해 정말 엄청나게 성장을 했어요. 성격이 적극적인 편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내가 연기자로서 여러 가지로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은 거 같아요. 촬영하면서 제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고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그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알고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껴봤던 것 같아요. 연기 하는 친구들이 많은 편도 아니어서 연기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제 앞으로는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든든해져서 연기에 대해 고민을 막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마음”이라고 털어놓았다.

영화 <너와 나>와 <다음 소희>에서 같은 고등학생 역할인데 감정들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지 얘기해 줄래요?
<다음 소희>에서 소희와 <너와 나>에서 하은이는 고등학생이라는 나이대는 비슷하지만 서로 처해 있는 상황이 닮아 있는 부분도 있지만 서로 너무 달랐기 때문에 처해 있는 상황들을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개봉 시기가 크게 차이나지 않은 비슷한 시기고, 촬영시기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상태서 성격과 상황이 다른 두 고등학생 역할을 했는데 시나리오에 있는 상황을 이해하고 생각하면서 처해 있는 소희와 하은이의 입장을 느끼면서 연기를 최대한 하려고 했구요.

<너와 나>에서 하은이는 발랄한 느낌을 많이 주려 했고, <다음 소희>에서의 소희는 약간 좀 어두운 표정으로 감정을 만들었어요. 그 호흡에 따라가서 하은이가 하은이로서, 소희가 소희로서 몸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다음 소희> 때는 소희는 혼자 하는 것들이 많고 고립되는 것들이 많아 저 스스로 뭔가 고민이 있어 제가 생각해야 했고, 혼자 생각에 잠기면서 혼자서 해결해보려고 했던 거 같다. <너와 나>에서 하은이는 밝으면서 발랄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어요.

두 영화 상황이 너무나도 명백한 사건들이어서 그 사건에 몰입해 가며 연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감정 표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너와 나> 경우 촬영 전에 ‘내가 이렇게 해야지’하면서 미리 생각해서 가더라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 세미를 보면 세미가 하는 반응이나 말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들이 많았어요. 세미가 귀여운 면도 많고 약간 미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도 너무 사랑스러운 부분들이 많아 연기가 자연스러운 것 같았어요. 한 때는 일부러 ‘오늘 여기서는 이렇게 연기를 해야겠어’라고 생각을 하고 슛 들어가면 세미의 반응을 보고 또, 반응이 틀려졌어요. 그래서 ‘느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너와 나>의 완성품을 봤을 때 영화가 어떠신가요. 만족하시는지?
솔직히 좋아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좀 더 이렇게 할 걸이라는 생각도 들고 했어요. 영화를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곤 하구요. 영화에서 하은이와 세미의 케미를 보여주는 부분들이 많은데, 풋풋한 연기를 해 좋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도 있어요.

첫 장편 영화가 <너와 나>인데 개봉을 하니 너무 떨리구요. 이 영화로 영화제에서 관객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좋아해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구요. 개봉하자 N차 관람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영화제 때나 N차 관람이 아닌 새롭게 관람하는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됩니다.

김시은이라는 배우가 하은이를 준비했을 때는 어떤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나요?
이 영화에서 하은이 배역으로 오디션을 오래 봤어요. 늦게 합류한 편이에요. 세미와의 다른 모습은 세미는 교복을 입고 나와요. 하은이는 다리를 다쳐 사복을 입고 나오고 있어, 교복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하은을 준비했어요. 장면과 상황에 맞춰 옷을 준비했어요. ‘이 상황에서는 이 옷이 안 어울릴 것 같다. 이 옷은 어울릴 거 같다’ 이런 생각을 고민했었어요.

예를 들어 영화 속 하은이의 후드티에서도 그냥 후드티가 아닌 조금 펑퍼짐한 오버핏의 후드티였는데, 진짜 여러 후드티를 입어봤어요. 적당한 핏도 입어보고 좀 짧은 핏도 입어보고 오버핏도 입어보고 바지도 붙는 것도 입어보고 그냥 일반 것도 입어보고 하면서 되게 많이 고민하면서 ‘하은이라면 이런 옷을 입었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서 골랐었던 것 같아요.

<너와 나>가 ‘세월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어떻게 인지하고 표현했나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세월호’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하은이를 제가 ‘세월호’를 인지하면서 연기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세월호’ 생각을 안했어요. ‘세미와의 호흡에서 조금 방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전개되는 상황은 알고 있되 하은이로서는 그냥 세미와의 호흡에만 더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하은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발랄한 친구잖아요. 거기에 집중했어요.

‘세월호’ 당시 15살이었는데 소식을 들었을 때의 순간이 또렷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 반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있었을 때 들었었거든요. 그 기억이 왜 아직도 기억나는지는 모르겠어요. 당시 교실에서 서 있었을 때였어요. 그때 그 공기나 온도나 그런 게 다 기억에 남아서 좀 신기해요.

<다음 소희>와 <너와 나>가 너무 짧은 시간에 개봉하다보니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한 영화는 내가 죽고, 한 영화는 남이 죽는 걸 보잖아요. 그런 감정을 어떻게 느끼게 되는지요.
두 작품을 하면서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던 것 같아요. 아직 젊다고 생각하고 있어 죽음이라는 것이 나와는 조금 멀다고 느끼면서 살아왔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두 작품을 만나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가 어쨌든 영원히 살 수 있는 게 아닌데 내가 너무 영원히 사는 것처럼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진짜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가 좀 더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또, ‘싶은 것도 할 수 있을 때 다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구요.

무뚝뚝한 편이라 표현을 잘 못했는데 작품들을 만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조금 바뀌어서 제가 다른 분들에게 표현을 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파격적인 역할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두 작품 속에서 제 이미지가 아닌 확 와장창 깨지는 역할을...진짜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앞으로 제 모습에 대해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그런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 대한 장르 도전을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장면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아직 안 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로맨틱코미디도 욕심이 나고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특정한 작품을 보고 그런 건 아닌데 총 쏘고 이러는 것이 멋있었어요. 현실에서는 총울 쏠 수가 없는데 연기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것 같아요.

전도연 선배가 출연한 <길복순> 왜 지금 이게 떠오르는지 모르겠는데요.

배우가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요?
진짜 요즘에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것 같아요. 기타 배우고 싶어 기타도 배우고, ‘○튜브’도 배우로서 뭔가 기대하고 있는 모습들이 있을 수 있는데 너무 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있어 엄청 망설였는데 지금 ‘브이로그’를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재미를 느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튜브 홍보를 따로 하지 않는데 ‘저를 찾아봐주시는 분들이 있었네’ 할 만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오시더라고요. 너무 좋았죠. 그래서 더 고마워요. 

사진제공=골드달리스트

김한솔 기자  master@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