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2023 PGA 월드와이드 챔피언십 3RD 쿼드러플 보기 범하고도 공동 선두로 나선 맷 쿠차(Golfweek)

티 샷 한 볼은 왼쪽 덤블로 향했다. 다시 티잉 구역으로 돌아온 쿠차는 세 번째 샷은 페어웨이를 지켰다. 이어진 네 번째 샷, 그의 볼은 그린을 외면하며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이어진 다섯 번째 샷, 상당한 각도의 높은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한 쿠차는 여섯 번째 샷 또한 잔디가 없는 맨땅에서 쳤다.

결과는 또다시 그린 밖이었고 그의 일곱 번째 샷은 홀 컵 약 60cm에 안착하며 쿼드러플 보기로 이어졌다.

화가 날 만한 쿠차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린 밖으로 걸어갔고 그런 모습에서 ‘노익장’의 연륜을 읽을 수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9승의 ‘베테랑’ 맷 쿠차(미국)가 월드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총상금 820만 달러) 셋째 날 쿼드러플 보기를 범했음에도 선두를 유지했다.

쿠차는 5일(한국시간) 멕시코 로스카보스의 엘 카르도날(파72/7,452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2개, 쿼드러플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3라운드 중간 합계 19언더파 197타를 기록한 쿠차는 3RD 단독 선두였던 카밀로 빌레가스(콜롬비아)와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단독 3위 에릭반 루엔(남아공. 18언더파)에 1타 앞서있다.

파5 1번 홀 이글을 시작으로 전반 버디 6개를 그려낸 그는 파4 4번 홀 보기가 유일했다.

후반 14번 홀까지 10타를 줄인 쿠차에게 파4 15번 홀 위기가 찾아왔고 쿼드러플 보기를 범한 그는 파3 16번 홀 보기를 추가하며 후반 5타를 잃었다.

하지만 이날 쿠차의 신들린 경기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다만 15번 홀 그의 실점은 다소 충격이었고 자신의 경기를 믿지 못하겠다는 쿠차의 표정은 이를 지켜본 갤러리들의 박수를 이끌기 충분했다.

이를 증명하듯 쿠차는 홀 당 1.15개의 퍼팅 수를 앞세웠고 이 부문 단독 1위에 랭크 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2002년 혼다 클래식을 통해 PGA 투어 첫 우승을 기록한 쿠차는 지난 2019년 소니 오픈 인 하와이 이후 10번째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 그의 희망이 이뤄질 분위기다.

쿠차는 직전 대회였던 포티넷 챔피언십 공동 7위가 2022~2023시즌 최고의 성적이었다.

교포 저스틴 서(미국. 17언더파)가 공동 4위, 마이클 김(미국. 15언더파)이 공동 7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다.

한국 선수 유일하게 출전한 이경훈(32.6언더파)은 이날 1타를 잃는 등 고전하며 공동 67위로 순위가 밀렸다.

2007년 시작된 이 대회는 당시 멕시코에서 열린 최초의 PGA 투어 토너먼트로 지난해까지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의 엘 카멜레온 골프 클럽에서 열렸다.

올해 대회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설계한 멕시코 로스카보스의 엘 카르도날 골프코스에서 개최된다.

우즈가 설계한 이 코스는 2014년 그의 재단인 TGR이 최초로 완성한 골프 코스로 PGA 투어 토너먼트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