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1일 서원밸리CC(파72, 6,816야드, 경기 파주)에서 열린 2023시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대보 하우스디오픈(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1억8천만원) 최종라운드 박주영(33)은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고 2언더파 70타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71-68-70)로 우승했다.

투어 14년차 박주영은 2위(3언더파 213타) 김재희(22)를 4타차로 제압하고 정규투어 279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승을 달성했다.

박주영은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으나 우승은 없었고 지난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포함 5회(2021년 2번, 2018년과 2016년 1번)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박주영은 KLPGA 투어 최다 출전 우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전 기록은 지난달 3일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60회 대회 만에 첫 우승한 서연정(27)이 갖고 있었다.

또한 최은우(28)가 지난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211회 대회 만에 우승했고, 안송이(33)도 2019년 11월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236회 만에 우승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2월 결혼해 아들(김하율)을 두고 있는 엄마 골퍼인 박주영은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희영(36, KLPGA 투어 6승, KLPGA 투어 3승)의 동생이다.

이번에 박희영-박주영이 KLPGA 투어에서 첫 자매 우승 기록을 남겼다.

이번 우승으로 박주영은 상금랭킹 21위(378,134,545원), 대상 포인트 24위(191점)로 도약했다.

박주영은 “사실 우승하면 은퇴하려 했는데 막상 우승하니 기분이 좋다”며 “다음 목표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를 마치고 박주영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 우승 소감?
오랫동안 우승을 못해 영영 못할 줄 알았고 우승 인터뷰를 한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 긴장감을 어떻게 진정하며 플레이했나?
원래 퍼트가 제일 약했는데, 이번 대회 때는 어떻게 하면 퍼트를 차분하게 할 수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눈을 감고 퍼트한다는 느낌으로 나를 믿고 스트로크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마인드가 압박감을 이겨냈고 퍼트가 잘 되다 보니 샷도 잘 됐다.

▲ 결혼 전에 못했던 우승을 결혼 후 복귀 첫 해에 할 거라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기를 낳고 휴식하는 동안 공백과 몸의 변화가 가장 큰 핸디캡인데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 이번 우승이 앞으로 투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는지?
사실 우승하면 은퇴하려 해서 이후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살아가면서 우승이라는 게 과연 중요한 것일까’ 생각까지 하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다. ‘아기만 키우고 골프를 안 하면 어떨까’ 고민도 했었는데, 막상 우승하니 내게도,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지금은 은퇴 생각이 없는 건지?
첫 승을 하니 다음 목표가 생기는 것 같다. 두 번째 우승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추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일 것 같아 지루한 내 삶의 원동력이 될 것 같다.

▲ 언니(박희영)와 자주 연락한다고 했다. 어떤 얘기를 나누는지?
정신적 버팀목이 되긴 하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테크닉적인 부분에서 많은 얘기를 나누지만 남이 해본 경험은 본인이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 육아와 투어 생활을 병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
아기와 떨어져야 된다는 게 제일 마음에 걸렸다. 이번 주는 명절이라 아기 봐주시는 이모님이 출근하지 않아 1라운드까지는 집에서 왔다 갔다 했다. 이전에는 나만 신경 쓰면 됐지만 집안일도 아기도 봐야 하고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다. 연휴 때는 잠깐이라도 아기를 맡겨놓을 수 있는 탁아소가 있었으면 좋겠다.

▲ 남편과 업무 분담이 잘 되는지?
양육은 주로 남편이 하고 있는데 내가 운동선수이다 보니 늘 받기만 해서 예민하게 구는 면이 있다. 남편이 역할을 잘 해줘 믿고 내 할 일을 해내고 있어 가족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박주영 3번홀 티샷

사진제공=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