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18일 일본 치바현의 치바 이즈미GC(파73, 7,625야드)에서 열린 2023시즌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최종라운드 양지호(34)는 이글(12번홀, 파5)과 보기 1개, 버디 5개를 잡고 6언더파 67타 최종합계 20언더파 272타(66-70-69-67)로 우승했다.

2위(19언더파 273타) 나카지마 게이타(일본)를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양지호는 코리안투어 2승을 달성했다.

양지호는 국가상비군(2015년) 출신으로 지난 2008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투어 14년 만에 첫 승을 달성했고 약 1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지난 2012년 일본 챌린지투어(2부) 노빌컵에서 우승한 양지호는 4년간(2013년~2014년, 2017~2018년) 일본 투어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KPGA와 JGTO(일본프로골프투어)가 공동 주관하며 우승자는 상금 2억원과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 시드 2년을 받았다.

이날 2타(보기 1개, 버디 3개, 71타)를 줄이 장동규(35)가 4위(17언더파 275타), 5타(버디 5개, 68타)를 줄인 송영한(32)이 공동 8위에 올랐다. 장동규와 송영한은 일본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상현(40), 신상훈(25), 배용준(23)은 공동 12위(13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를 마치고 양지호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 우승 소감?
이번 대회가 한-일간의 대결 같이 느껴졌다. 스포츠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기고 싶었고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의 공동주관 대회가 더 많이 개최되면 좋을 것 같다. 즐겁게 즐기다 보니 우승할 수 있었다.

▲ 16번홀 보기 상황과 17번홀 티샷에 부담은 없었나?
16번홀 티샷이 우측 페어웨이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러프였다. 공에 진흙이 묻어 있어 스핀이 왼쪽으로 먹어 벙커에 떨어졌다. 보기를 했지만 오히려 마음을 강하게 잡았다. 17번홀은 무조건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이전 홀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 있게 했고 버디로 연결됐다.

▲ 장타와 아이언샷이 정확한데 티샷까지 정확해졌다. 비결이라면?
드라이브샷 거리는 나가지만 항상 불안했다. 머리를 돌리는 루틴을 고친 것이 비결인 것 같다. 습관을 고친 후에 드라이브샷이 안정됐다.

▲ 12번홀 이글 상황은?
티샷이 페어웨이 약 300m 정도 떨어졌다. 170m를 남은 상황에서 뒤바람이 살짝 불어 핀에서 약 5m정도 넘어간 것 같다. 경사가 ‘ㄱ’자 라인이어서 설마 들어갈까 했는데 오늘 퍼트감이 너무 좋았고 자신감 있게 쳤다.

▲ 이번 대회는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일본 선수들의 실력은 어떤가?
나카지마 게이타를 만난 적은 없었지만 원래 알고 있었다. 최종라운드 같은 조라 부담도 됐다. 성격이라면 먼저 인사했을 텐데 냉정함과 평정심을 찾기 위해 따로 인사는 하지 않았다. 나카지마 게이타는 나이가 어리지만 골프에서는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 우승 후 눈물을 보였다. 지난해 우승 이후 어떤 일이 있었고 극복한 과정은?
지난해 우승 이후 욕심도 많이 나고 부담도 됐다. 골프가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욕심이 화를 부른 것 같다. 이후 컷 탈락하거나 중위권 성적밖에 나오지 않았고 우승이 우연이라는 이야기도 들려 마음이 아팠다. 그럴 때 아내가 ‘오빠의 실력을 믿어라, 우승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줬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하는 선수’가 된 것 같고 증명할 수 있어 기쁘다.

▲ 4일간 ‘루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루틴이 어떤 것인지, 아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경기 중 심리적으로 압박이 오면 머리를 심하게 흔드는 버릇이 있다. 고쳐야 할 습관이고 아내가 경기 중에도 말해주고 있어 좋아지고 있다. 아내에게는 경기 중 예민하고 투정 부릴 때마다 받아줘서 고맙고 표현을 잘 못하는데 이 자리를 빌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아내에게 좋은 시계를 하나 사주고 싶다.

▲ 우승으로 일본투어 시드까지 확보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본투어는 어릴 적부터 꿈의 무대로 생각했다. 도전도 했고 실패도 했다. 올해는 코리안투어에 집중할 계획이고 다음 시즌부터 투어 일정을 보면서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를 병행할 계획이다.

▲ (김유정씨에게) 결혼 후 캐디를 함께 하며 2승을 했다. 평소 내조는 어떻게 하며 남편에게 특별히 해준 말이 있는지?
많은 분들이 결혼 후 남편의 골프가 안정됐고 우승도 할 수 있었다고 말씀해 주신다. 남편은 원래 골프를 잘 쳤지만 안정감이 없어 실력이 나오지 않았는데 결혼 후 안정감이 생겼고 우승도 했다. 지난해 우승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어했고 코스에서 나쁜 습관을 하려 하면 하지 않도록 계속 이야기해 준 것밖에 없다.

사진제공=K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