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관식 객원기자] 리얼리즘의 혼을 담은 지호원 작가의 희곡 「달빛에 젖어 잠들다」가 15일 오후 7시 30분 경남 밀양시 청소년수련관 ‘해맑은 상상홀’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지난 4월 ‘제25회 울산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해 울산 대표 팀으로 선발된 울산씨어터예술단 백운봉 대표의 연출작이다.

전국 최대 연극 축제인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가 8일 오후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개막된 가운데 울산씨어터예술단이 대한민국연극제에 처음 출연해 화제다.

제22회 밀양공연예술축제를 겸한 대한민국연극제 개막식에는 박일호 밀양시장,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하병필 경남도 행정부지사,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홍보대사 최불암 배우 등이 참석했다.

밀양시 박일호 시장은 “연극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시민과 관객들이 공연예술의 가치를 더욱 잘 알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에 참가한 전국의 16개 연극 단체가 우리 밀양시를 으뜸 연극 도시로 알리는 데 일조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서예가 우제 강봉준 씨가 서예 퍼포먼스로 두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이어 경남 연극인들이 개막 축하공연작으로 「다시, 동지섣달 꽃 본 듯이」를 선보였다.

대한민국연극제는 오는 30일까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밀양청소년수련관 해맑은 상상홀, 해천야외공연장 등에서 전국 16개 지역대표 극단이 경합한다.

대한민국연극제의 효시는 1983년 부산 전국지방연극제로 40년 역사를 거쳐 전국 16개 시·도 대표 연극단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연극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연극, 그 해 맑은 상상’을 주제로 경남 ‘극단 현장’, 서울 ‘극단 혈우’ 등 한국연극협회 16개 시·도지회 대표 연극단이 경연한다.

하루에 한 작품씩 공연한 후 30일 폐막식 때 단체상과 개인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경연과 함께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프린지 페스티벌’ 무료 공연도 볼 만하다. 밀양 해천 야외공연장을 무대로 16개 공연팀이 하루 두 차례 인형극과 악기 연주, 국악 등으로 관람객을 영접한다.

백운봉 연출가는 “이 작품은 1980년대라는 현대 역사의 DNA 한 부분을 무대화한 것이다.”며 “살아 있는 생물은 DNA를 후대에 전달함으로써 시간이 제약하는 생명의 한계를 뛰어넘고, 그 존재는 비로소 과거와 미래를 관통할 수 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지호원 작가의 희곡 「달빛에 젖어 잠들다」는 여전히 우리에게 아픔으로 남아 있는 1980년대 흑막 역사의 한 일부를 무대화해 이목을 끈다.

1979년 10·26사태 이후 쓰나미처럼 밀려든 광풍의 한국 현대사 한 단면을 통해 그 당시의 우수와 회한이 눈물겹다.

평범한 중년 가장의 인생이 공권력에 의해 어떻게 막다른 골목으로 이끌려가면서 화해하고 용서되는지 한 가정의 반전 이야기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호원 작가는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리얼리티의 숨겨진 반향을 관람객에게 은연중 질문하는 작품을 지향하며 「바람의 집」, 「마음의 감옥」 등 수작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