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 쑥쑥 크는 아이는 부모의 기쁨이다. 그러나 또래와 비슷하게 자라던 아들이 초5~6학년 무렵 갑자기 키가 7cm 이상 자랐다면 문제다. 성조숙증을 의심하고 서둘러 전문의에게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조숙증은 또래 평균보다 2년 이상 빨리 여아 8세 미만, 남아 9세 미만에 이차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가슴 발달, 음모 발달, 고환 크기 증가 등의 변화를 보인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된 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히고 키가 더는 자라지 않게 된다.

전체 키 성장 기간이 줄어드니 결국 아이는 어른이 된 후 최종 키가 본래 자랄 수 있었던 키보다 작게 된다. 성조숙증 유무에 따라 크게는 10cm 이상 키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문제가 되는 질환이다.

성조숙증은 유전, 서구화된 식습관,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늘고 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여아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 성조숙증으로 진료 받은 환아 중 여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90%를 넘을 만큼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아도 성조숙증에서 안전하지 않다. 오히려 남아 경우 성조숙증 증세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치료시기를 놓칠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성조숙증 성비별 발생 비율에서 남아는 2016년 7,957명인 약 9%에서 코로나19로 전체 수가 급증한 2020년에는 1만7,163명인 약 12.6%로 늘었다. 급증세에서는 여아 성조숙증을 앞질렀다.

남아 성조숙증이 급증한 이유는 성조숙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과 무방비한 미디어 노출을 꼽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불규칙한 생활, 환경호르몬 노출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PC, 스마트폰 게임 등을 통해 선정적인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어 지속적인 성 자극을 받아 내분비호르몬의 교란을 겪고,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로 규칙적인 생활이 무너지며 수면장애와 호르몬 불균형이 성조숙증을 초래하고 있다.

성조숙증인 남아가 초5~6학년 무렵 키가 150cm 미만일 때 사춘기가 앞당겨져 시작하면 처음에는 1년에 7cm 이상 자라 키가 잘 자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것이 함정이다. 사춘기 시기는 고작해야 2~3년에 불과하다. 이후 키 크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다가 중2학년 무렵 갑자기 키가 크지 않아 당황하며 전문클리닉을 방문한다. 이 경우 165cm 정도에서 키가 멈추는 사례도 있다.

제때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지만 치료 적기를 놓치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아이의 키가 갑자기 커진다면 혹시 성조숙증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부모 중 한 명의 키가 작거나 사춘기 빨랐다면 검사는 필수적이다.

사실상 남아의 성조숙증은 자가검진이 어려워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정기적인 성장·성조숙증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검사 한 번이면 될 일을 부모의 방치로 치료 적기를 놓쳐 평생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 : 하이키한의원 부천점 최두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