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일본 사이타마현)유동완 기자]

▲ 올림픽 여자골프 2연패 도전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긴 박인비(사진=유동완 기자)

“이번 올림픽이 제 인생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요? (웃음)”

올림픽 여자골프 116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인비(33)가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박인비는 7일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6,64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친 박인비는 16번 홀까지 16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는 넬리 코다(미국)에 11타 뒤진 스코어로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2라운드 직후 박인비는 “제 인생 마지막 올림픽이 아닐까요? 라는 얘기와 후회 없이 올림픽을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3라운드 후엔 자신의 경기력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2016년 올림픽 당시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박인비는 자신의 장기이자 주무기인 퍼트가 그녀를 외면하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그린 스피드가 문제였는데 이를 캐치한 박인비는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강한 햇살 아래 섭씨 35도를 넘나든 사이타마현의 날씨는 그린의 잔디를 깍지 못할 정도로 악조건이었다. 2라운드 당시 그린 스피드는 3.0을 보이는 등 빠른 그린에서 플레이하던 선수들에겐 최악의 상황이었고 박인비 역시 최대 피해자였다.

경기 후 박인비는 “오늘이 나흘 동안 가장 좋은 플레이를 한 것 같다. 파세이브도 많이 한 하루지만 지난 5년 동안 준비한 과정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쉽지만 무사히 마쳐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다음 올림픽을 예고하는가? 라는 질문에 “3년 남았다. 하지만 마지막이란 생각이 든다. 출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 진심으로… “라며 웃어 보였다.

선전하는 후배들에게도 “선두권과 큰 차이가 없다. 한 홀 한 홀 최선을 다해 스코어를 줄이며 메달권에 진입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올림픽에 대한 열정과 시원섭섭한 지금의 기분을 “태극마크를 목표로 열심히 했다. 애국심이 강해서가 아니라 대표팀 발탁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있다. 결과물은 좋지 않지만, 올림픽에 출전한 올림피언 모두에게 메달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인비는 2013년 시즌 메이저 3승 포함 7번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으며 LPGA 투어 선수 중 4번째로 데뷔해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는 미국 여자 오픈에서 우승한 최연소 선수이자 안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두 번째로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3년 연속 (2013, 14, 15년) 우승했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한 그녀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그녀는 1900년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골든 커리어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7승 포함 21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2008년 US 여자오픈 첫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3월 기아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통산 21승에 승수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