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LPGA 투어 KIA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우승컵을 들어올린 '골프 여제' 박인비(사진=게티 이미지)

‘골프 여제’ 박인비(3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우승하며 투어 통산 21승을 일궈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 6,60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로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2위 그룹의 렉시 톰슨, 에이미 올슨(이상 미국. 9언더파)를 5타차로 따돌리며 여유로운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3승을 거머쥐며 강세를 보인 미국 선수들이 나란히 공동 2위에 포진하며 시즌 첫 출전만에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로 인해 그녀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대회 첫날부터 선두를 유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란 기록으로 시즌 1승을 거둔 박인비는 지난해 호주오픈 정상에 오르며 통산 20승 고지를 넘어섰고 약 1년 1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3억 원)의 주인공이 된 박인비는 투어 누적 상금 1,700만 달러(약 192억 4,000만 원)로 LPGA 투어 역대 누적 상금 순위 4위다.

이 대회 준우승(3차례)의 꼬리표를 올해 우승으로 떼어낸 박인비는 지난 2010, 2016, 2019년 준우승이 있다. 2020년 20승에 이어 2021년 21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태극낭자들의 우승 사냥에 불을 붙이며 포문을 열었다.

박인비는 와우매니지먼트그룹을 통해 “기아클래식에서 항상 경기를 잘 해왔고 좋은 기억이 많았지만, 우승까지 연결이 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2021시즌 첫 대회인 기아클래식에서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시즌 첫 대회를 우승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20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2021년 21승을 달성했으면 좋겠다.’라는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첫 대회부터 이렇게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올 시즌 출발이 너무 좋은데 상반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고 싶고, 다음 우승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만약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가 생긴다면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대회 전 아버지께서 내가 이번 주(기아 클래식)와 다음 주(ANA인스퍼레이션)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셨다고 얘기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꿈의 절반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박인비는 “한국 팬분들께서 아침 일찍부터 보내주신 응원 덕분에 이렇게 좋은 소식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21시즌 한국 선수 우승의 물꼬를 틀 수 있어 기쁘고,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지만 다 같이 이겨내고 하루빨리 즐거움을 되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이날 우승한 박인비는 한국 선수 중 최다승을 기록한 박세리(25승)의 승수에 한 발 더 다가섰고, 1988 구옥희 프로의 우승을 시작으로 L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233승(메이저 39승+일반 대회 194승)에 승수를 추가한 쾌거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도쿄올림픽 타이틀 방어에도 청신호를 켜고 있다. 세계 랭킹 4위 박인비는 세계 랭킹 1, 2위 고진영(26). 김세영(28)에 이어 한국 선수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 기회를 확고히 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명칭 앞에 ‘골든’이 붙으며 그녀만의 명성이 하늘을 찔렀다. 7월 올림픽 우승 시 박인비는 여자골프 사상 첫 올림픽 2연패 챔피언이 된다.

한편, 세계 1위 고진영이 최종라운드 2타를 줄이며 8언더파 단독 4위에 자리했고, LPGA 투어 통산 3승의 김효주(26)는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7언더파 공동 5위에 랭크 됐다.

‘승부사’ 유소연(31)이 4언더파 공동 12위에 포진했고,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허미정(32)은 이날 3타를 잃으며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