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정치(政治)라고 하는 것은 정야(正也)”라고 한다. 바르게 하는 것이고 정도를 걷는 것이다

[골프타임즈=김정겸 칼럼니스트] 이합집산(離合集散:Trasformismo)은 자유주의 시대 이탈리아에서 행해지던 정치적 거래와 타협을 의미한다. ‘Trasformismo’는 변형주의를 의미한다. 이는 수시로 좌우파와 타협을 꾀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현실적인 정세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즉, 합리화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변화시키는 정치적 편의주의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노리고 정당 간 통합(?)이 논의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통합이 아니라 해체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정당 이름을 만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이름도 거창할 것이다. 거시적 담론에 불과한 ‘국민을 위한 정당’이라든가, 아니면 ‘민주주의 올바른 방향 모색’같은 이름을 걸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그네들의 등장은 국민을 위한 것도 아니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것도 아닌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편의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당이 만들어지면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는 맞지 않는다.”라며 또 다른 정당을 기웃 거릴 것이다. 이들을 철새라고 부른다.

‘철새’와 반대되는 개념은 ‘텃새’이다. 철새는 ‘굴러들어 온 돌’이고, 텃새는 ‘박힌 돌’이다. 결국 철새들은 자신들이 둥지를 튼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심한 몸부림을 치고, 이로 인해 텃새들은 자신들의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또한 몸부림친다. 그래서 철새를 받아들인 정당 또한 내홍을 겪을 수 있다.

굴러들어온 철새의 다음 행동은 어떨까? 철새들은 놀라울 정도의 방향 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로 이동이 가능하다. 철새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는 이인제 의원을 들 수 있다. 그는 ‘통일민주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국민신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민주당→통합민주당→무소속→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의 8번이나 탈당해서 이동했다. 이는 당명 변경이나 합당을 포함한 정치적 이동 경로이다.

또 김한길씨의 경우이다. ‘꼬마민주당→통일국민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무소속→중도개혁통합신당→중도통합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으로 역시 당명 변경, 합당을 포함한 정치적 이동 경로이다. 철새는 면역력이 약하다. 철새들은 국가와 대륙을 넘나들기 때문에 기생충이나 전염병의 전염원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거주한 해당 지역에서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하면서 배설 등을 통해 병을 퍼뜨린다. 철새 정치인을 받아들이는 정당 또한 병들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철새 정치인은 배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를 투표를 통해서 선출 해준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배제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투표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투표로 응징해야 한다.

정치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 ‘정치 인문학’이라는 용어는 필자가 처음 사용하는 단어이다. 정치 인문학적 차원에서 정치 의리(義理)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의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사전적 의미에서 의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이다. ‘의’義는 ‘올바름’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justice, obligation, loyalty 등으로 쓰인다. 즉, 의는 정의(justice)이며, 의무(obligation)이다. 또한 충성심(loyalty)이기도 하다.

정치인은 국민이 뽑는다. 때문에 국민을 위해 정의(justice)를 실현해야 하며, 국민의 뜻을 제대로 이행할 의무(obligation)가 있다. 또한 그 국민을 위해 전심을 다하는 충성심(loyalty)을 갖는 것이 의리이다. 올바른 정치인은 ‘덕’(德)과 윤리(virtue ethics)을 갖추어야 한다. ‘德’(덕)이라는 글자는 ‘심(心)’·‘척(彳)’·‘직(直, 또는 値)’으로 구성된 글자이다. ‘심(心)’은 정태(情態)나 심경(心境)을, ‘척(彳)’은 행주(行走)나 행위(行爲)를 표시하고 ‘직(直)’·‘치(値)’는 ‘짝하다·만나다’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정치인의 덕은 국민의 심경을 헤아려야 하며, 올바른 행위를 해야 하며. 자신의 당과 함께 짝하여 정치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정치적 신념을 저버리는 것은 ‘덕’의 상실이며 ‘의리(義理)’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의리를 저버리면 정말로 새 될 수 있다. 올바른 길(정도=正道)을 걷기위해 공자의 정치사상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공자의 정치사상 중 하나는 충(忠)이다. 충은 남에게 참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정성을 다하라. 논어의 안연(顔淵)편 17장에 보면 계강자가 공자한테 “정치라는 게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계강자문정어공자(季康子問政於孔子). 이에 대해 공자는 “정치(政治)라고 하는 것은 정야(正也)”라고 한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다. 정도를 걷는 것이다. 이합집산은 바른 길이 아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김정겸 칼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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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정겸은
철학박사, 文史哲인문학연구소장, 현재 한국외국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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