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 우승은 황중곤(25)에게 돌아갔다. 개인통산 5승(국내-2승, 일본-3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캐디는 친형(황중석, 29)과 호흡을 맞췄다.

25일 에이원CC 남, 서코스(경남 양산, 파72, 6,988야드)에서 열린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최종라운드 황중곤은 보기 1개, 버디 4개, 이글 1개를 잡고 5언더파 67타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66-70-65-67) 공동 2위(이형준, 김기환)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09년 KPGA 프로(준회원-정회원)선발전에서 최연소 수석합격하며 통과 2012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황중곤은 2014년 매일유업 오픈(초대) 우승 이후 3년 만의 국내 2승째를 기록했다.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으며 일본투어 3승(2011년-미즈노오픈, 2012년ㆍ2015년-카시오 월드오픈)을 기록했다.

역사와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7명의 선수들이 대혼전을 펼치는 박진감 넘친 경기를 펼쳤다.

17번 홀까지 이형준(25)과 황중곤은 20언더파로 공동선두였다. 승부처는 마지막 18번홀(파4). 먼저 경기를 마친 이형준(25)은 6m 버디퍼트와 3m 파퍼트를 놓쳐 보기로 마친 반면 황중곤은 파로 마무리하며 지켰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KPGA 코리안투어 시드 5년(2022년까지), KPGA 선수권대회 영구 출전 자격과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PGA(미국프로골프) 투어 CJ컵@나인브릿지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대회를 마치고 황중곤을 만나 인터뷰했다.

▲ 60주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소감은?
1번 홀에서 출발할 때는 우승까지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경기 종료 끝까지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끈 것 같다. 출발부터 우승에 대한 생각은 없었지만 9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 이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이후 상승세의 분위기를 타서 어쩌면 우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지금 무슨 생각?
아무 생각이 안 들고…‘해냈다’는 느낌뿐이다.(웃음)

▲ 지금까지 다섯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다른 대회와는 다른 느낌인가?
물론이다.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이고 60주년을 맞이한 KPGA 선수권대회라 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의 대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 우승을 했음에도 굉장히 차분하고 침착해 보인다.
쉽게 흥분하는 성격이 아니고 기분이 안 좋아도 표현 안 하려고 노력한다. 표현하면 플레이가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다. 어릴 때부터 말수가 적었고 차분했다. 이런 성격이 선수로서 경기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실수가 나와도 침착하게 경기 운영하려고 노력한다.

▲ 우승하게 될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9번홀(파5)에서 이글(9m 이글 퍼트 성공)을 기록한 것이 가장 컸고, 17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를 할 때 많이 떨렸지만 성공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 친형이 캐디 역할을 했다.
형 이름은 황준석이고 나와 4살 터울이다. 국내에서 대회할 때 가끔 형에게 캐디를 부탁하는 편이다.

▲ 어린 나이에 일본 진출했다.
첫 해에는 정말 고생 많이 했고 부모님께서 적응을 도와 주셨지만 이후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고 혼자 투어 생활했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적응도 하고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 이 자리 서기까지의 원동력은?
아버지(황병원, 57)께서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 주신다. 어릴 때부터 잘 쳤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감을 주니까 스스로 목표 의식이 뚜렷해졌고 곧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아버지께서 골프를 굉장히 좋아 하셨는데 70대 타수를 칠 정도로 실력이 좋다. 처음 골프 스윙도 아버지에게 배웠다. 내기 골프도 자주 했었는데 골프를 시작한지 3년이 지난 중학교 3학년 이후부터는 줄곧 아버지 돈을 땄다.(웃음) 아직 아버지와 통화하지 못했지만 ‘고생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 별명이 있나?
일본에서는 도라에몽에 나오는 ‘진구’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몇몇 친구들은 내 성격에 빗대 ‘돌부처’라고 붙여 주기도 했다.

▲ 한일 양국을 오가며 투어 생활 중인데 비교한다면?
국내 선수들이 다른 외국 투어와 비교해도 실력이 좋다. 최근에는 국내 시합을 나오면 긴장도 많이 되고 잘 쳤다고 생각해도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 결코 방심할 수 없다. 멋진 샷을 볼기회가 많아 졌다. 많은 갤러리가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또 일본은 갤러리분들이 보통 조용조용하고 소극적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농담도 잘 해주시고 응원 열기도 더 뜨겁다.

▲ 오늘 우승으로 CJ컵 출전한다. 목표는?
2011년에 HSBC 챔피언스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PGA투어를 한 번 경험했던 만큼 요즘 컨디션도 좋아 좀 더 다듬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세계적으로 잘 치는 선수들이 모이는 시합이다 보니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잃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는 우승이다. 어릴 때는 어니 엘스 선수와 같이 경기하는 꿈을 꿨는데 지금은 필 미켈슨과 경기해보고 싶다. 숏 게임을 보고 배우고 싶다.

▲ 세계무대에 대한 도전은?
현재는 PGA투어 너무 가고 싶어서 군 문제 해결하고 도전할 생각이다. 내년까지는 투어생활을 하고 2년 뒤 군 입대를 생각 중이다. 현재 숏게임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계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숏게임을 다듬어야 할 것이다.

▲ 골프 인생의 최종목표는?
PGA 투어 가서 우승 하는 것이 꿈이다. 한국에서도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날 알아볼 수 있게끔 노력을 하겠다. 오늘 60주년을 맞이한 KPGA 선수권대회에서 14명의 ‘KPGA 레전드’를 만나니 굉장히 멋있어 보이고 존경스럽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 올 시즌 계획은 무엇인가?
다음주 카이도시리즈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과 이후 5차 카이도시리즈에 출전한다.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 밖에는 스케줄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오늘 우승을 기반으로 올 시즌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목표로 하겠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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