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물결 일으키는 고기를 낚아채 어망에 넣고/호수가 다시 호수가 되도록 기다리는/한 사내가 물가에 앉아 있다/그 옆에서 높이로 서 있던 나무가/어느새 물속에 와서 깊이로 다시 서 있다
-오규원 <호수와 나무> 전문, 문학과 지정사, 2005-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결론부터 말한다면 술중의 술 위스키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상의 선물이며 친구이다. 한 잔을 마시면 즐거움이고 두 잔을 마시면 달콤함이며 세 잔을 마시면 어느새 친구라는 동격이 되어 있다.
위스키의 매력은 많이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즐겁게 음미하면서 대화의 깊이를 느끼는데 있다.
고대에는 인간을 고통과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의학적 용도로 오늘날은 혈액순환과 기분전환을 도와주는 외로운 친구로 불리는 위스키...
중세 수도사들의 연금술 과정에서 알코올을 발견, 곡물을 사용하면서 위스키 탄생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술의 주요성분인 알코올. 알코올의 의학적인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중세까지 거슬러 볼 수 있다.
과학과 마술 혹의 기적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았던 중세 당시 화학에 대한 조예가 깊던 수도사들이 불로장수 약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증류기술을 발견하였으며, 증류결과 이전에 만병통치약으로 믿었던 발효 음료보다 훨씬 효능 있는 알코올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만병통치 효과가 있다고 믿어졌던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과정, 즉 증류를 역사상 최초로 실시 한 사람은 이태리 살레느로 의과학교를 설립한 베네딕트 수도사들이다.
수도사들은 새로 발견한 음료를 라틴어 생명의 물에 해당하는 아쿠아 비타라고 부르고, 회교도와 성전을 치루고 돌아온 십자군 전사들을 치료하는데 사용했다. 이 때 알코올의 여러 효능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알코올은 치료 효과가 있어 환자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환자에게 회복에 대한 낙천적인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처음에 아쿠아 비타는 포도가 풍부한 유럽남부에서 와인을 증류했기 때문에 브랜디로 분류된 적이 있었으나 제조 기술이 북부지방으로 퍼져가며 그 지방에 풍부한 맥아 등의 곡물을 사용하게 된다.
그리하여 곡물을 발효, 증류시킨 후 숙성시킨 술이 지금의 위스키가 되었다.
15세기 무렵, 마침내 스코틀랜드인들은 오늘날과 같은 위스키(Usquebaugh)제조에 성공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증류기술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자기가 직접 기른 맥아를 작은 솥에 넣어 위스키를 증류했다.
이 고산지대 사람들은 험난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위스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으며, 스코틀랜드지방에서 위스키는 몸과 마음 모두에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다.
한편, 고산지대가 아닌 시내 중심가에서는 소위 이발사 의사들이 의약용으로 위스키를 판매했다. 이발사인 의사들은 이발 허가로 약 처방은 물론 외과 수술까지 했다고 전한다.
이들은 증류 횟수에 따라 몇 가지 다른 도수의 위스키를 마련해 놓고 가장 높은 도수의 위스키는 스푼으로 떠먹으라는 주의를 주면서 판매하였다.
산악지대부터 시내 중심까지 위스키가 신체와 정신 모두에 효험 있는 것으로 애용되자, 위스키 논쟁이 곧잘 일어났다. 몇몇 학자들은 알코올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명백한 선물이며 인간은 신의 전유물을 즐겨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16세기 기록에 보면, 사람들은 위스키가 노화 감퇴, 긴장완화 등 총 28가지의 탁월한 효과를 낸다고 나와 있다. 적당하게 마신 위스키는 기분전환 효과는 물론 인체 내 혈액 순환에 효과이다.
고대의 로마 시민들은 약간의 취기가 오르면 신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중세인은 행복을 맛보기 위해 위스키를 마셨다. 중세 기록에 보면 위스키는 마음을 즐겁게 하며 정신을 맑게 하고 두뇌회전을 빠르게 한다고 적혀있다.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건강에 나쁘지만 정도를 지키며 마시면 건강을 물론 대화술에 있어서도 좋은 촉매제 역할을 한다. 오늘밤 재즈가 흐르는 바(bar)에서 친구를 마시며 즐거운 밤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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