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제3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18번홀에서 문경준

▲ 데뷔 첫 승을 안겨준 제34회 매경오픈 우승트로피와 함께 한 문경준

▲ 프로 데뷔 첫 승, 가족과 함께 포즈를 취한 문경준

테니스에서 골프로 전환한 문경준, 투어 10년 차 올 시즌 화두(話頭)는 상선약수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데뷔 9년 만에 2015년 제3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첫 승을 일궈낸 문경준(34, 휴셈)은 ‘상선약수(上善若水)’를 항상 가슴에 담고 있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몸을 낮추어 겸손하며 남에게 이로움을 주는 삶을 비유하는 말로 물처럼 행동한다'는 뜻이다.

군복무 기간 문경준은 노자와 장자의 책을 읽으면서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모든 것은 순리대로 이뤄진다’는 상선약수 가르침이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고 했다.

문경준은 지난 매경오픈 우승 인터뷰에서 지난날 공황장애로 힘든 시기를 보낸 사실을 고백했다. “2008년 시즌 이후 무언가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공황장애라는 정확한 병명은 아니지만 비슷한 증상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이상 가지 못했다. 약을 처방 받았으나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계속 약에 의지해야 할 것 같아 먹지 않았다”고 했다.

힘든 나날을 보낸 문경준은 2010년 1월 군에 입대(공익요원) 하며 복무기간 명상과 독서, 등산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마음속에 상선약수가 들어온 것도 이 시기다. 군 생활을 마치고 2012년 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하면서 성적은 상승곡선을 그려 나갔다. 2012년 51위였던 상금순위는 2013년 22위, 2014년 7위를 거쳐 지난해에는 4위 자리까지 올랐다.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한 문경준은 초등학교 재학시절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다. 골프보다 교수를 희망했던 문경준이 대학교 2학년 때 교양과목으로 골프를 접한 뒤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늦게 시작한 골프는 배울수록 흥미를 더했고 잘됐으며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할 수 있어 지금은 행복하다고 했다. 스카이72골프클럽(인천 영종도) 하늘코스에서 낮에는 일하고 근무가 끝나면 개인 연습을 했던 연습생 출신이다.

골프장 잔디가 얼마나 소중한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문경준은 골프장 청결에도 솔선수범하며 시합을 하면서도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다닌다. 2014년 ‘KPGA 해피투게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베트남 남부 무이네에서 전진훈련 중인 문경준

▲ 베트남 남부 무이네에서 전진훈련 중인 문경준

2016 시즌을 위해 휴셈 소속 동료<(김봉섭(33), 김재호(34), 최이삭(36), 홍창규(35)>들과 베트남 남부 무이네에서 전진훈련 중인 문경준은 “지난해 퍼팅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 반드시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실수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던 이유에서다. 또한 하반기부터 체력이 떨어져 체력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에 체력훈련의 비중도 높였으며 올 시즌 한국과 일본에서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 해 동안 부상없이 건강하고 즐겁게 경기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투어 10년 차 문경준의 올 시즌 화두(話頭)는 상선약수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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