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프슨 우승 성적 15언더파 273타(68-67-69-69)
갤러리들의 적극적인 응원, 미스샷에서도 응원해 주는 고마움... 우승은 갤러리 덕

[인천/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18일 스카이72CC(인천 영종도, 파72, 6,364야드)에서 개최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 상금 3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장타자 렉시 톰프슨(미국)은 보기 1개, 버디 4개를 잡으며 3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시즌 2번째 우승이며 LPGA 투어 개인 통산 6번째 우승이다. 또한 2012년 우승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이후 3년 만에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외국선수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렉시 톰프슨은 연속 버디(7번홀~9번홀)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1번홀(파4, 360야드)에서 보기를 범하고 15번홀(파4, 323야드)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18번홀(파5, 500야드)에서 러프에 빠지는 위기를 칩샷을 마무리하면서 위기를 탈출했다.

대회를 마치고 렉시 톰프슨을 만나 인터뷰했다.

▲ 오늘 우승으로 LPGA 통산 6승째다, 오늘 소감은?
17번홀 그린까지 리더보드를 못 봐서 상황은 자세히 몰랐다. 내 경기에 집중했다. 공격적으로 플레이 하려고 노력했다.

▲ 아시아 대회에 올 때는 비행시간도 길고 신체적으로도 적응해야 하는 등 어려움들이 있는데 특히 이번 주 초에는 몸이 안 좋았다고 들었다.
시차는 말레이시아에서 지난주에 적응을 해서 그렇게 힘들진 않았지만 이번 주 초에는 속이 많이 좋지 않았다. 힘이 하나도 없었다. 경기 시작하면서는 기대감이 별로 없었지만 점점 컨디션이 나아졌다.

▲ 아시아 첫 우승은 아니다. 골프팬들이 많은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갤러리들이 둘러싼 가운데 시합하는 것이 어땠나?
정말 대단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쪽에 시합하러 오면 항상 기대가 된다. 골프가 아시아권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특히 갤러리들이 적극적으로 응원해준다. 미스샷이 나도 응원을 해준다. 프로골퍼라면 팬들과 스폰서를 위해 열심히 경기하게 마련인데 아무래도 이번 우승이 갤러리들 덕이 아닌가 싶다.

▲ 미국과 한국 팬들의 차이가 있다면?
이 대회는 메이저 대회 같은 느낌이 난다. 아시아 스윙의 메이저 대회에서 경기하는 것 같다. 규모도 크고 관중도 많고, 갤러리 스탠드도 많고 꼭 메이저 대회 같다. 골프를 신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비롯해 많은 우승을 기록했다. 지금에서 본인의 커리어를 돌아보자면?
가끔은 내가 이렇게 많이 이뤘다는 걸 실감하지 못할 때가 있다. 실제로 프로골퍼가 되어 이렇게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 여러 번의 우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매번 우승할 때 마다 꿈이 이루어지는 기분이다. 우승할 때마다 그 동안의 땀과 눈물, 노력의 결실을 맺는 기분은 어느 운동선수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오늘 경기 중에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고 했는데?
리더보드를 확인하려고 노력하진 않는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최선을 다해 결과가 좋으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 했다는 것에 만족하려고 한다.

▲ 15번홀 플롭샷 상황을 설명해 달라
15번홀에서는 그린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볼이 가는 방향을 보고 칩샷이 조금 어렵겠구나 생각했다. 러프에서 탈출할 때는 클럽페이스를 최대한 열고 크게 스윙하는 편이다. 살짝 오르막 퍼트였는데 공이 좋은 위치에 있어서 버디를 잡았다.

▲ 퍼트할 때 장갑을 끼고 한다. 보통 벗고 해야 한다고 배우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장갑을 벗고도 퍼트를 해봤는데 오히려 더 안 맞았다. 나뿐만 아니라 잭 니클라우스와 펑샨샨도 장갑을 끼고 퍼트한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개인의 취향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서 그런 듯하다. 좀 더 편안하다.

▲ 드라이버 샷 거리가 줄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2년 전에 비해서 거리가 조금 준 듯하다. 이유가 있는지?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아마 드라이버샷 미스가 나서 그런 것 같다. 아니면 페어웨이 안착률이 흔들리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18번홀에서는 290야드가 나갔다.

▲ 오빠들이 프로골퍼인걸로 알고 있다. 남매들끼리 플레이 하면 성적이 어떻게 나오나?
둘째 오빠인 커티스가 가장 많이 이긴다. 타수가 정말 적게 나온다. 끝까지 게임을 안 하는 경우도 많다.

▲ KLPGA 선수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가 있다면?
함께 플레이한 조윤지와 박성현 선수가 가장 인상 깊었다. 조윤지와는 2, 3, 4라운드를 같이 쳤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꾸준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박성현과는 대회 첫날과 마지막 라운드를 함께 플레이했다. 장타자고 모든 면에서 강하고 꾸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거리에서나 일관성에서나 인상 깊었다.

▲ 4년 전 LPGA 루키였을 때를 떠올려보면, 15번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는데, 경기를 풀어나갈 때 창의성 면 등에서 그 동안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동안 내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미스샷을 버디나 파 세이브로 살려내는 것이나 실패했던 대회에서 배운 것도 많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해서 공격적인 샷을 하고 업 앤 다운을 노린다든지 칩샷으로 막는 것을 좋아한다.
15번홀에서는 리더보드를 살짝 봤는데, 그 때도 차라리 아이언으로 벙커 좌측으로 공략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4위로 올라올 듯하다. 지금 추세로 보면 내년 올림픽에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판도에 대한 예상을 부탁한다.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 스포츠 선수라면 나라를 위해 경기를 한다는 것처럼 영예로운 일이 없을 것이다. 미국팀을 위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우선은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우리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 배가 아파서 좋아하는 갈비를 못 먹었다. 오늘 우승했고 속도 좋아졌으니 갈비를 먹을 예정인지?
8시 비행기라 기내식으로 줬으면 좋겠다. 갈비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 14년 동안 이 대회를 우승한 첫 미국 선수이다. 소감은?
대단한 영광이다. 시합을 하면 나를 위해서도 경기하지만 내가 미국인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미국을 대표해 최초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어 기쁘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조직위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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