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안병훈(24)이 EPGA(유럽프로골프협회) 투어의 메이저 대회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안병훈은 5월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서리주 버지니아 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730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5개를 쓸어담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친 안병훈은 2011년 프로 데뷔 후 정규투어 첫 우승을 EPGA 투어의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21언더파는 이 대회 출범 후 최소타 기록이며 이번 우승으로 안병훈은 우승 상금 94만달러(약 10억2000만원)를 챙겼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남자 골프 랭킹 1위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컷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난 이번 대회에서 안병훈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태국의 골프영웅’ 통차이 자이디(46·태국)와 스페인의 ‘베테랑 골퍼’ 미겔 앙헬 히메네스(51·스페인)가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공동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안병훈은 전반에만 버디 2개를 골라내 같은 조에서 우승을 경쟁하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2·이탈리아)를 앞서기 시작했다.

몰리나리는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자이디가 1타 차로 따라오면서 안병훈을 압박했다.

정확한 아이언샷과 퍼트로 코스를 공략한 안병훈은 11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인데 이어 12번홀(파5)에서 확실한 쐐기를 박았다.

두 번째 샷이 홀 바로 앞에 멈춰서 알버트로스를 놓쳤지만 탭인 이글로 연결,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추격하던 자이디와 히메네스는 순식간에 4타 차이가 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했다.

15번홀(파4)과 17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 6타 차로 달아난 안병훈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안전하게 파로 마무리했다.

‘한중 핑퐁부부’인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 안재형(50) 남자탁구대표팀 코치와 중국 탁구 선수 출신 자오즈민(52)의 아들인 안병훈은 187cm 87kg의 탄탄한 체격과 타고난 스포츠 감각을 지녔다.

안병훈은 아마추어 시절인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17세 10개월) 우승이자 한국인 최초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다.

우승 이후 2년 뒤인 2011년 프로로 전향한 안병훈은 데뷔 무대로 미국투어 대신 유럽투어를 선택했다.

안병훈은 EPGA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에서 지난해까지 3년간 꿈을 키워며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EPGA 투어는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등 기후와 문화, 코스 상태가 다른 여러 나라를 돌며 치러지기 때문에 한국선수들에겐 도전이 쉽지 않은 투어다.

안병훈은 그러나 부친인 탁구 스타 안재형 씨와 함께 지난 3년간 갖은 고생을 다하며 기량을 키웠다.

그 결과 작년 8월 열린 챌린지투어 롤렉스 트로피 대회에서 프로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챌린지투어에서 상금랭킹 3위에 올라 올 시즌 EPGA 투어의 1부 투어 풀 시드를 확보, 올 시즌 정규 투어에 진입했다.

아버지인 안재형은 서울올림픽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땄고 어머니 자오즈민은 중국대표로 출전해 여자복식 은메달, 단식 동메달을 땄다.

이 우승은 한국인이 거둔 최초의 챌린지 투어 우승이었다.

또한 안병훈은 지난해 도전 두 번째 만에 ‘제143회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에서 컷을 통과해 공동 26위에 올랐다.

안병훈은 올 시즌 EPGA 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톱5’ 진입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EPGA 투어 볼보 차이나오픈에서 공동 8위를 기록하며 우승의 가능성을 높였으며 이번 대회로 정규 투어에서 우승의 갈증을 풀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가능성을 입증 받은 안정훈은 고대했던 첫 승을 신고하며 향후 호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안병훈은 투어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제5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기분”이라며 “내 인생을 바꿀만한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메이저 대회인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최초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한 ‘바람의 아들’ 양용은(43·야마젠그룹)은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2위에 올랐다.

◇안병훈
이름 : 안병훈(24세)
출생 : 1991년 9월 17일
신체 : 186cm, 96kg
가족
아버지 - 안재형(현 탁구팀코치, 서울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
어머니 - 자오즈민(서울올림픽 중국 탁구 메달리스트)
수상내역
2009년 제109회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2015년 EPGA 투어 BMW PGA챔피언십 우승
세계 남자 골프 랭킹 : 54위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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