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골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락카실에서 급한 나머지 바지 쟈크를 잠그지 못하고 운전중이다.

코스에서 4년이 넘었는데 100타를 못 깨느냐고 핀잔을 받은 아내는 자존심이 상해 복수할 꺼리를 발견했다.

침대위에서 스트로크는 형편없더니 코스에서 70대 벽을 오르내리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마누라였다.

열린 쟈크를 본 마누라가 퉁명스럽게 말을 뱉었다.

“주차장 문이 열렸군”

“앗, 그랜저 나올뻔했군”

휘파람을 불며 유유히 쟈크를 끌어올렸다.

기가 찬 마누라가 지지 않고 본색을 드러냈다.

“쳇 남산1호 터널을 지날 땐 픽픽 시동도 잘도 꺼뜨리던데 무슨 그랜저야”

남편은 쳐다보지도 않은채

“2호 터널을 지날 땐 싱싱 잘 다닌다구, 왜이래, 이거”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마누라는 결국 한마디 뱉고 말았다.

“그럴줄 알고 뉴그랜저 주문해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