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움직여봐!”
소리치지만 꿈쩍도 안한다.
강화도 길상면에서 만난 참개구리는 전혀 거동할 생각을 않는다.
이제 막 논에서 나와 개울가를 전전하는 것일까?
아니면 산란을 끝내고 망중한을 보내는 것일까?
시끄럽게 다가가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에이! 옛날 성질 같았으면 당장 잡아서 구워먹을 텐데! 이제는 소중한 자연의 친구라 그럴 수도 없고…’
한참을 생각하다 그냥 잠시 쉬는 것이려니 생각하고 걸음을 멈췄다.
이 녀석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느라고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4~6월에 자라 못자리나 논, 또는 연못에 산란하는 참개구리는 논개구리라고도 불린다. 논에서 징징 울어대는 무당개구리하고는 다르다.
독이 없어 식용개구리로 잡아먹기도 하지만, 이제는 식용보다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개구리로 바라보고 싶다.
무관심한 표정의 참개구리를 바라보는 내가 더 답답해졌다.
축 늘어졌던 앞다리를 가슴 앞으로 옮기며 앞으로 뛰어나갈 자세를 취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뿐, 그러고도 또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아하! 이제야 알겠다.’
등면의 흰색 바탕에 불규칙하게 이어지는 큰 검은색 무늬로 보아 암컷이었다. 지금 임신 중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몸이 무거워 거동하기가 귀찮은 거지?”
참개구리의 사정을 이해하며 “부디 너를 닮은 귀여운 올챙이를 낳아서 예쁘게 잘 키워라” 하는 간절한 기도와 함께 내년에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류시균｜동화작가, 칼럼니스트
사진제공｜김봉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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