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골프의 속성상 플레이 중 남을 속이고 심지어 자신까지 속이기 쉬운데도 골프의 목표는 철저하게 룰에 따른 정직한 플레이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부정을 저지르고 나서 겪는 마음의 괴로움이야 개인의 소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부정의 유혹에 빠지는 골퍼들이 있기 때문에 골프는 ‘신과의 게임’인 동시에 ‘악마와의 게임’이 되기도 한다.
이런 자신과의 싸움은 끝없이 계속되어 오늘날까지 근절하지 못하고 골프의 유산으로 부러 놓는다는 점은 인간의 근본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인지 아니면 골프의 속성이 변하지 않는 다는 말인지 참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골프의 진수는 ‘신사의 게임’수준을 넘어선다는 데 있다.
나와 남을 속이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단계를 뛰어넘어 ‘철저하게 남을 배려하는 게임’이 바로 골프의 위대성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할 세상은 수없이 엎치락뒤치락해 왔다. 그런 노력에도 인간 자체가 불완전해서 그런지 삶의 방식과 삶의 가치 면에서 모든 걸 충족시켜 줄 완벽할 이념이나 사상은 아직 찾지 못했다.
그래서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물질에 탐닉하는지 모른다. 그 물질은 양을 계량을 해줄 수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계량화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인간은 항시 욕망의 덩어리기이기 때문에 갈증 속에 사는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항시 생각하고 자성하는 동물이기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항시 고민하고 변화시키고 하는 노력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 작업이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발전시킬 철학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 첫 시발점이 ‘나를 벗어나 너에게로 향한다’는 인식으로 이미 엄청난 삶의 방식을 바꿔 놓고 있다. 그것이 일반 사회활동 중에서도 골프세계에서 형성되어 간다는 점이 골프가 위대한 법이다.
과거 씨족 공동체적인 사회, 전제주의적인 근대사회에서 함몰된 개인의 주권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발생한 개인주의가 서구 사회를 휩쓸었지만 ‘오직 나’라는 이기적인 행태로 치닫게 되면서 사회는 균형감각을 잃고 그 사유적인 폐단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시 어떤 방식의 사상이나 이즘을 끌어내야 한다. 물질적 자본주의가 인격체인 인간의 정신을 세뇌시켜 무력화 시킨 이 사회는 제 궤도를 놓친 이들에게 더욱 아노미 현상을 부채질 하고 상실감을 맛보게 한다.
이쯤해서 인류의 불안한 삶을 바로잡아줄 철학이 요구되고 있다.<계속>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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