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 4인조 락밴드 로즈마리(ROSEMARY). (왼쪽부터) 지예(기타), 음파(보컬), 나리(드럼), 다연(베이스).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락이라는 장르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편견을 깨고 대한민국 유일무이의 여성 락밴드가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실력파 4인조 여성 락밴드 ‘로즈마리’(ROSEMARY)는 음파(보컬·28), 나리(드럼·23), 다연(베이스·23), 지예(기타·23)로 구성돼 있다.

‘로즈마리’는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깜찍하고 말랑말랑한 음악일 것이란 대중의 생각을 여지없이 부셔버린다. 강력한 보컬과 함께 그들만의 사운드를 거침없이 내지르며 대중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락 장르를 여성적이고 세밀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골프타임즈에서는 비주얼과 음악 실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홍대 여신’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 ‘로즈마리’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한민국 유일무이 여성 밴드의 탄생 스토리
‘로즈마리’는 드러머인 나리가 락을 좋아하다보니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은 생각에 멤버를 모으게 된다. 한양여자대학교 실용음악과를 다니면서 학교 동기인 베이시스트 다연과 기타리스트 지예와 함께 2년 동안 음악을 같이하면서 자연스럽게 한 팀이 됐다. 그리고 나리가 학교를 다닐 때 학교 밖에서 따로 밴드 활동을 할 때 보컬을 하던 음파를 만나 한 팀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리, 다연, 지예, 동갑내기 세 친구는 학교에서 한국 가요계에 최고의 대박 작곡가로 알려진 실력파 뮤지션 손무현에게서 음악 실력을 쌓으며 탄탄한 연주 기본기를 갖추게 된다. 당시 손무현은 기타에 대한 모든 노하우를 전수했고 테크니컬한 부분보다는 다른 악기들과 합주 등 음악적인 눈을 넓게 가지라고 가르침을 받게 된다.

졸업 이후 세 친구가 본격적으로 밴드 결성을 하는 과정에서 보컬로 음파가 합류하면서 완전체 ‘로즈마리’가 결성을 하게 된다.

“(음파) 지금은 솔직히 만들어가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가장 정확한 이야기로 지금 저희가 이렇습니다라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지금 저희 색깔을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번에 첫 앨범이 나왔는데 그 과정의 초기단계에 있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저희 색깔이나 그런 분위기나 그런 것들이 완성이 되가는 과정을 음악 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겁니다”며 말했다.

◇홍대 여신이요? 저희는 홍대 여자 음악인이에요
‘로즈마리’는 그동안 AOR과 디딤홀 등을 중심으로 왕성한 라이브 활동을 펼치며 홍대에서는 ‘홍대 여신’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된다. 멤버들은 ‘홍대 여신’이라는 애칭에 대해서 민망하다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

하지만 ‘홍대 여신’에 대해서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파) 보시다시피 ‘홍대 여신’은 아니고 조금 특이할 수 있는 밴드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홍대쪽에서 음악하는 분들이 많이 이야기해주는 것 중에 하나가 너희 느낌들의 이쪽에서 활동을 하는 아이들과 다르긴 하다. 그런 이야기는 자주해주세요. 그런데 여신은 조금…”이라며 말했다.

멤버들은 “(나리) ‘홍대 여신’이라는 표현보다는 ‘홍대 여자 음악인’으로 해주세요”라며 민망함을 돌려서 표현했다.

◇여성 밴드의 도전, 남성이 갖지 못한 매력을 선보여
한국에서 여성 밴드로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밴드 문화는 남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틈을 여성 밴드가 헤쳐 나가는 것은 도전의 연속이다.

‘로즈마리’ 멤버들 역시 남자 위주의 밴드 문화를 묻는 말에 머뭇거리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들은 홍대에서 공연을 하는데 남성 밴드가 많다보니 자신들의 부족함이 보이는 것에 대해 걱정을 했다.

락이라고 하면 남자들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음악 마니아들과 남성적인 밴드들의 모습을 보며 그녀들도 음악적으로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뭔가 파워가 부족해보이지 않을까 사람들의 기대하는 락의 모습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로즈마리’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공연 중 하나가 오르곤홀 공연이다. 남성 밴드 4팀이 공연에 나오고 그녀들의 무대를 갖게 된다. 이미 어느 정도 팬층을 확보한 남성 밴드에 비해 신인이었던 그녀들의 무대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남성 밴드의 많은 여성 팬들은 여성 밴드에 등장을 반기지는 않았다. 결국 무대에서 호응도 없는 공연을 마치고 민망해하며 공연을 마치고 내려온 적이 있다.

하지만 ‘로즈마리’는 기죽지 않고 음악적으로 교감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녀들만이 가진 음악적인 모습으로 풀어갈려고 노력을 했고 남자들이 할 수 없는, 여자들만 할 수 있는 여자들의 락의 모습을 찾아가며 음악적으로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많은 대화 속에 이해하고 배려하고…여성 밴드이기에 가능해
물론 음악적인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견해 차이는 생기기 마련이다. ‘로즈마리’ 역시 매번 곡을 만들 때마다 음악적으로 한 번씩 의견이 나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들 스스로도 다행이라고 밝히는 것이 의견이 반반씩 나뉘다보니 각자 설득하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방향을 찾아내 음악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음파) 여자들이다보니깐 진짜 음악적인 것 이외에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요. 이것저것 다 이야기하죠. 그리고 서로 무슨 일 있었으면 그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 사소한 거나 그런 것들은 서로 이해해주고 넘어가고 그러다보니깐 음악적인 부분들도 처음에는 뚜렷하게 다른 성향이었는데 서로 많이 이해해주고 조율해가면서 맞춰가면서 그러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나리) 합주실에 나오면 음악적인 것 말고 친구다보니깐 맛있는 걸 먹으면서 풀고 또 이야기를 하다가 풀고 며칠 지나서 리듬이 바뀌어있고 하면서 맞춰가는 것 같아요”고 덧붙였다.

각자의 사소한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서 20살 아가씨들의 밴드는 음악적인 부문뿐만 아니라 팀워크까지 돈독해지는 모습을 들을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도 빛나는 ‘로즈마리’만의 팀워크
가끔 공연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로즈마리’는 돈독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위기를 넘긴 적이 있다. 부산 공연을 갔을 당시 보컬인 음파가 무대 밑으로 내려가 관객들과 함께 하는 흥겨운 무대를 만든 적이 있다. 당시 무대를 채우기 위해 기타리스트인 지예가 무대 중앙에 나섰다 본인의 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팩터를 밟으며 기타 소리가 나지 않는 아찔한 사고가 생기게 된다.

“(지예) 원래 액션 같은 것 자제하고 서서 치는데 그날 언니(음파)가 무대 밑으로 내려가서 무대 중간이 비어버렸어요. 그래서 무대를 채우려고 중간에 갔다가 자리로 돌아오면서 이팩터를 밟아버린거에요. 그래서 전원이 나갔어요. 그 다음부터 소리가 안 나는거에요. 이팩터를 밟아서 고장이 나버린거죠. 전원이 아예 나갔어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마지막 곡인 상황에서 무대를 멈출 수 없어서 지예는 음악이 나오는 척 계속 기타를 치며 무대 퍼포먼스로 위기를 넘기고 무사히 내려왔다.

다연은 “당시 제가 사운드를 채우느라고 힘들었어요. 여기서 음가가 있는 것이 저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죠”고 말했고 음파 역시 “저도 무대를 채우기 위해 더 크게 노래 불러서 기타 사운드가 비어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어요”라며 위기 상황을 넘기는 로즈마리만의 팀워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다음호 연재 : 로즈마리(ROSEMARY) is Music Life 3 - 첫 앨범, 음악 성장통을 겪다 [인터뷰]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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