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성훈.[사진제공=KPGA]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2013년도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코리안투어가 마지막 대회인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에서 '필드의 멋쟁이' 허인회(26)가 우승을 차지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KPGA 코리안투어는 올해 14개 대회를 치르며 숨가뿐 레이스를 펼친 끝에 하반기 4개 대회 참가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26·신한금융그룹)이 상금 4억7891만원을 쌓아 생애 처음으로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2부 투어격인 ‘웹닷컴투어’에서 뛰느라 KPGA 코리안투어 출전권이 없었던 강성훈은 초청 선수로 출전한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CJ INVITATIONAL HOSTED BY K.J.CHOI)와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는 실력을 뽐냈다.

JGTO(일본프로골프투어)를 포기하고 국내 대회에 주력했던 ‘제3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다승이 아빠’ 류현우(32)는 상금 레이스에서 시즌 중반까지 상금순위 1위를 지켰지만 시즌 후반 정상을 내준 이후 상금순위 2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류현우는 대상포인트에서 3555점을 획득하며 1위 자리를 지켜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대상을 받아 아쉬움을 달랬다.

▲사진=류현우.[사진제공=KPGA]

평균최저타수를 친 선수에게 주는 덕춘상은 JGTO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에게 돌아갔다.

신인상(명출상)은 올 시즌 준우승 2차례를 기록하며 1억96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해 상금랭킹 11위에 오른 송영한(22·핑골프)이 받게 됐다.

프로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상인 최고 상금 수상자가 2011년 JGTO에서 활동하며 5개 대회에만 참가한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2012년 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3개 대회에서 2승을 올린 김비오(23·넥슨), 올해는 강성훈까지 3년 연속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에게 돌아가 씁쓸함을 남겼다.

이들은 다섯 개 남짓한 대회에 출전하고서도 거금의 상금을 챙겨 국내파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총상금 10억원 이상의 특급대회 5개(발렌타인 챔피언십 2013 - 브렛 럼퍼드(36·호주), 제3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 류현우, SK telecom 오픈 2013 - 매슈 그리핀(30·호주), 제29회 신한동해오픈 - 배상문(27·캘러웨이),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 강성훈)의 챔피언은 모두 외국 선수와 해외파 선수들이 가져갔다.

▲사진=김태훈.[사진제공=KPGA]

비록 주요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 무엇보다도 큰 성과로 ‘블루칩’ 김태훈(28)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주목을 받았다.

8년 간의 드라이버 입스(Yips: 정신적 스트레스로 호흡이 빨라지고 가벼운 경련현상이 일어나거나 머리가 순간적으로 멍해지는 현상)를 극복한 김태훈은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보성CC 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장타상(평균 비거리 297.094야드)까지 차지했다.

준수한 외모와 장타력으로 골프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태훈은 우승 이후 대형 스폰서들과 매니지먼트사들의 뜨거운 러브콜 세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회의 부활도 눈여겨 볼만하다.

국가대표 출신인 허인회는 아마추어 시절 23승을 거두며 아마 최강 천재 골퍼로 불렸었다.

프로 데뷔 해인 2008년 6월 필로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이후 일본과 한국 무대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해오다 5년 4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서 개인 통산 2승 달성에 성공하며 2013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김형태.[사진제공=KPGA]

올 시즌 큰 이슈로는 김형태(36)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김형태는 메이저 대회인 ‘동촌 제56회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뒤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42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 대회 2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김형태는 13번홀(파3·221야드)에서 골프 규칙(13조-4항)을 위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룰 위반으로 2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컵을 강성훈에게 넘겨주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대회 운영 면에서는 경기 침체가 이어진데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대한 스폰서들의 쏠림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 때 한 시즌 20개에 육박했던 대회 수는 13개로 줄었다가 지난해 14개로 1개가 늘어난데 그쳤다.

총상금 10억원을 걸고 8월에 열릴 예정이던 하이원리조트오픈은 주최 측이 내부 사정으로 개최가 어렵다며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하기도 했다.

▲사진=허인회.[사진제공=KPGA]

시즌 마지막 대회인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도 스폰서와 대회 장소를 구하지 못하다가 주말이 아닌 평일에 대회가 열리는 이례적인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간판 스타급 선수들도 PGA 투어와 EPGA(유럽프로골프협회) 투어, JGTO, 심지어 예전에는 동계훈련지 정도로 생각했던 APGA(아시안골프협회) 투어까지 속속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처럼 위기가 이어지자 KPGA 집행부뿐 아니라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도 발 벗고 나섰다.

선수들은 대회 시작을 앞두고 열리는 프로암 대회에서 아마추어 동반자들을 위해 원포인트 레슨에 열성을 보였고 스윙할 때 고쳐야 할 점을 직접 카드에 적어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KPGA 관계자는 “올해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내년에는 2∼3개 대회가 늘어나는 등 나아질 조짐이 보인다”며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열리지 못했던 한일 프로골프 대항전도 내년에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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