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오혜련 프로] 골프는 자연에서 경기가 이루어지는 스포츠이다.

물론 자연의 상태 그대로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떤 운동 경기보다 자연의 모습을 유지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게다가 경기 중에 발생하는 모든 경우의 수를 플레이어의 고의성이 없다는 전제 하에서는 자연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의 공을 갤러리가 옮겼다거나 공이 날아가다 동물에 맞아 방향이 틀어졌어도 이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상황에서 생기는 긍정적 영향이나 부정적인 영향까지도 모두 골프를 플레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를 플레이하는 과정은 크게 스윙과 퍼팅으로 나눌 수 있다. 좀 더 세분화하면 우드 스윙, 아이언 스윙, 어프로치 그리고 퍼팅. 어떤 동작도 2초 정도면 모두 행해진다. 즉, 어떤 플레이를 하겠다 그리고 어떤 클럽을 사용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개인차가 있겠지만 그것을 결정하고 나서 실행에 옮기는 시간은 고작 2초 정도다.

축구의 드리블은 내가 슛을 하거나 공을 수비에게 뺏기거나 누군가에게 패스하기까지는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하고, 야구는 공이 날아오면 몸을 낮추어 공을 잡고 정확한 피칭까지 그리고 그 전과 후에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공에 집중하는 동작을 훈련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골프의 실행은 짧다.

하지만 전체 운동 시간은? 그 어떤 스포츠보다 길다.

골프를 행하는 시간 외에 골프를 실행하기 위해 걷고 이동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것이다. 그래서 걷는 동안 집중력을 흐트러트리지 않아야 하고, 걷는 동안 동반 플레이어와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경기를 보더라도 5시간동안 플레이를 하면서 한 번도 입을 열지 않는 선수는 없다. 캐디와 이야기를 나눠야 정확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적당한 대화로 긴장을 늦출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는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과 가장 친밀한 스포츠이다.

키덜트골프클럽의 어린이 반은 스윙과 퍼팅, 이 모든 과정을 레벨을 나누어 배운다. 퍼팅은 골프를 배우러 온 그 날부터 스윙과 함께 배우고 스윙은 테이크어웨이(Take away) 동작부터 풀스윙 그리고 피니시까지 근력을 키우면서 배운다.

골프의 또 다른 매력은 어린이와 어른, 다윗과 골리앗이 동등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힘이 전부가 아니고 기술이 필요하다.

골프는 100m부터 600m 사이의 거리 어딘가에 지름 10.8cm의 구멍을 뚫어놓고 지름 3.6cm의 공을 쳐서 정해진 타수 안에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경기력을 보는 스포츠다.

골프는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고 있어야 유리한 운동이다. 하지만 파워를 갖고 있으면 정교함까지 갖추기 어렵고 정교한 플레이어는 파워까지 겸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파워를 갖고 있는 플레이어를 파워가 없어도 정교함으로 이길 수 있고, 정교함만 갖고 있는 사람은 집중한 파워히터가 이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 아마추어와 프로, 나와 나의 제자. 골프는 해봐야 안다. 해보면 한 홀은 내 제자가 타이거 우즈도 이길 수 있는 스포츠가 골프다.

골프는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경기이고 인간과 가장 친밀한 스포츠이며, 어떤 경기보다 승부를 예측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골프는 좋은 운동이다. 어른과 아이가 같이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 게다가 어린이가 어른을 이길 수도 있는 운동이다.

지금과 같이 작아지는 가족의 크기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줄 운동이다. 가족이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가서의 풍경을 생각해 보자.

예전에는 소위 사춘기 시절 즈음 되면 워크맨이나 CD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외식을 나갔다. 하지만 식당에 들어서면 그것은 부모님이 압수하고 결국 싫으나 좋으나 대화를 하며 가족 식사를 했다.

요즘 식당의 외식 풍경을 보면, 부모님도 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다. 아버지는 전화기로 뉴스를 읽고 어머니는 친구와 대화창에서 대화를 하며, 딸은 음악을 듣고 아들은 게임을 한다. 전화기로 접할 수 없는 세상은 없다. 전화기로 접할 수 없는 것은 눈을 맞추는 대화뿐이다. 편리해지는 이 세상에 우리는 편리함만을 생각하다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급변하는 시대에서 전화기를 내려놓자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이야기이다. 결국 대화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동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운동을 하는 행위를 통해 체력 발달까지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없다.

골프가 그의 수단이 돼야 한다. 가족이 대화를 하는 수단으로 골프를 통한 취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키덜트골프클럽의 커리큘럼은 거기서 시작했다. 가족의 소통으로 사회가 소통하기를 응원한다.

※ 테이크어웨이(Take away) : 골프에서 백스윙을 하기 위해 클럽헤드를 뒤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동작. 계속 거꾸로 올라가면 스윙의 최초 단계인 테이크어웨이부터 천천히 이뤄져야 백스윙의 전체 템포가 천천히 되고 그 다음의 백스윙도 천천히 시작할 수 있다.

오혜련 프로｜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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