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자 골프 랭킹 1위 박인비가 올해 개최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싹쓸이하며 골프 여제로 당당히 등극했다.[사진제공=IB월드와이드]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메이저 퀸’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올 시즌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모두 가져가며 세계 최강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박인비는 지난 4월 8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2013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Kraft Nabisco Championship)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534야드)에서 끝난 올 시즌 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올 시즌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목표였던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 자리를 9주 연속으로 지키고 있으며 세계 여자 골프 랭킹, 다승은 물론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 자리를 굳게 지켜내며 사실상 ‘독주 체제’ 이어가고 있다.

또한 새로운 목표인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커리어 그랜드슬램 향해 순항 중이다. 박인비가 세계 최강이 되기까지 골프타임즈에서는 ‘일문일답’ 시간을 마련해 그녀만의 진솔한 골프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소감은?
-티샷이 너무 좋지 않아 연장전에 나간 것만 해도 행운이고 우승은 거의 기적이었다. 오늘은 마라톤 풀코스를 뛴 것처럼 너무 길고 정말 힘든 하루였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생각대로 경기도 풀리지 않았다. 다행히 세차례 연장전에 티샷이 모두 페어웨이에 간 것이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힘든 환경을 극복하고 거둔 우승이기 때문에 소중한 경험이고 너무나 뿌듯하고 기쁘다.

▲오늘 경기는 어떠했는가?
-4라운드 16번홀과 18번홀이 너무 아쉬웠다. 우승을 했지만 2개홀 중 1홀에서만 파를 잡았으면 연장전까지 가는 고생은 없이 쉽게 우승을 맛봤을 것이다. 특히 18번홀 공략이 아쉬웠다. 러프에 볼이 있었지만 라이가 괜찮아 레스큐를 잡고 편안한 스윙으로 런을 이용하면 온 그린이 가능하리라 예상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내 자신의 판단으로 선택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 결정에는 후회 하지 않는다.

▲3차 연장에서 버디 퍼트 때 어떤 생각을 했는가?
-연장전에 들어가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플레이를 했다. 꼭 넣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으면 잘 안 들어가고, 가까이 붙이겠다는 마음으로 생각하니 공이 들어갔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인생이나 골프에서나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언제부터 골프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나?
-10살 때 3대가 함께 골프하는 것을 꿈꾸시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골프가 적성에도 잘 맞았는데 처음 시작하고 나서 스코어도 괜찮았고 마냥 재미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프로선수를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었고 중학교 1∼2학년 때쯤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가고 우승을 한 뒤에 골프선수가 돼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사일런트 어쎄신(Silent Assassin:침묵의 암살자)이란 별명에 만족하는가?
-매우 만족한다. 아무래도 표정변화가 많이 없어 그런 것 같다. 골프선수라면 골프장 안에서만큼은 그런 카리스마와 포스가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플레이가 위협적이라고 평가 해주는 것 같아 고맙다.

▲경기 중에 무표정의 선수로 유명한데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는?
-골프코스에서는 항상 경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표정관리를 다양하게 할 수는 없다. 집중을 하면 표정의 변화가 많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항상 골프장 안에서의 표정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에 골프장 밖에서는 다양한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본인만의 플레이 스타일 강점은 무엇인가?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게 스트로크를 낮게 하는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리부터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윙교본과 다소 다른 스윙도 화제인데 스스로의 스윙에 대한 평가는?
-내 몸에 잘 맞는 편한 스윙이다. 코킹은 안 되어도 어깨 턴은 충분해서 괜찮다. 보완하고 싶은 점은 숏게임에 비해 샷이 아직도 부족한 것 같아 샷 연습을 많이 한다. 더 정확한 샷을 위해서…

▲2008년 US여자오픈 챔피언십 우승이후 긴 슬럼프 기간 동안 골프를 그만둘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사실 그만두고 싶을 때는 골프인생에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심리 선생님(조수경 박사님)과 부모님 조언이 큰 힘이 됐고, 이겨낼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성적이 급격하게 좋아졌다. 특별한 계기나 비결이 있는가?
-2년 전부터 스윙이 많이 좋아져 볼스트라이킹 능력이 많이 향상됐다. 그리고 그린적중률 페어웨이 안착률 또한 좋아졌다. 그래서 그동안 장기였던 숏게임이 더 빛날 기회를 만들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9주 연속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 자리 지키고 있는데 1위에 대한 생각은?
-영광스러운 자리고 늘 꿈에 그리던 일이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자리이기도 하다.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에 오른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미국에서는 수많은 한국선수가 아닌 박인비라는 선수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더 많은 팬이 생겼다.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점이 달라진 것 같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어떻게 극복했는가?
-골프라는 운동이 매번 잘 치는 것은 힘들다. 지난달 초부터 피로와 샷 난조가 겹치면서 경기가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는데 지난주부터 돌아오기 시작했다. 퓨어 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 때도 샷 감은 아주 좋았지만 그린이 너무 힘들어 퍼팅에서 애를 먹은데다 대회가 축소되면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스윙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내 자신을 믿고 스윙하자고 마음 먹고 편안하게 경기를 했다.

▲지난 2년간 메인 스폰서 없이 LPGA 무대에서 활동했는데 힘들지 않았는가?
-그동안 서브 스폰서분들(삼다수, 스릭슨, 파나소닉) 가족 여러분과 팬 분들 덕에 외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KB금융그룹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더 큰 가족 그리고 더 많은 팬, 후원군을 만나게 되어 기쁘고 좋다. 최고의 금융그룹이미지에 맞는 선수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와 언제 어떻게 만났는가, 그리고 결혼계획은?
-7년 전에 만났고 연습을 같이하다 만났다.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다. 구체적인 결혼계획은 아직 없다.

▲남자친구가 스윙코치이기 때문에 장단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연습할 때에도 경기 중에도 외롭지 않다. 투어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단점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한 생각은?
-골프선수로서 목표 중 하나가 그랜드슬램 달성이다. 그랜드슬램이라는 내 골프 인생의 목표에 한층 다가선 느낌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려고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매 대회 최선을 다해 차근차근 준비해 가도록 하겠다. 세리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의 뒤를 이어 기록을 남기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세리 언니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Kraft Nabisco Championship)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해 아직도 도전 중이다. 마음 같아서는 최대한 일찍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으면 한다. 세리 언니의 나이가 되기 전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말에 내년엔 꼭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목표였던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를 이룬 만큼 일단 올해는 미국대회에 전념을 할 것이다. 올해는 작년에 못 받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싶고 당연히 은퇴하기 전에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 목표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데 지금처럼 선수생활을 할 때 출전 기회가 생기는 건 큰 행운이다.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은 분이 있는가?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팬 여러분께 늘 고맙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많은 힘이 된다. 이번 대회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응원해주신 국내 팬들과 후원사인 KB금융그룹에 감사드린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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