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난해 7월 첫 딸을 낳고 엄마가 된 최혜정이 KLPGA 투어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엄마’가 된 최혜정(29·볼빅)이 9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6288야드)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 상금 1억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첫 딸을 낳고 반년 정도 휴식을 취한 최혜정은 12월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통해 골퍼로서 복귀를 선언했다.

최혜정은 “올 시즌 투어에 유부녀는 나뿐이다”라며 “결혼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고 안정도 찾았다. 앞으로 몸관리를 잘하면 성적도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이 셋을 두고도 활발하게 투어 생활을 하는 줄리 잉스터(52·미국)를 롤모델로 꼽았다.

주위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은 15살 이후부터 현재 아이를 낳고 정규 투어에 복귀한 지금까지 최혜정에게는 여러 시련과 기쁨이 함께 했다.

골프를 배운지 2년 만인 2001년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고 2003년에 프로로 데뷔하며 드림투어부터 활동했다. 이듬해에 정규 투어로 올라섰고 그 해 상금랭킹 36위를 기록하는 등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004년에 국내 정규 투어가 9개뿐이었고, 자신이 생각하던 1부 리그의 가능성을 찾아 보지 못했던 최혜정은 12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 퀄리파잉 스쿨(Qualifying School)에 출전했다가 KLPGA로부터 벌금 1000만원과 KLPGA 주관 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KLPGA 정회원은 입문 2년간 해외 진출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었다.

LPGA 생활도 녹록치 않았다. 2005년부터는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를 뛰었지만 2년 연속 상금 랭킹 9위에 머무르는 바람에 랭킹 5위까지 부여 받는 시드권을 놓치고 매번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각고의 노력으로 3수만에 최혜정은 2006년 12월 LPGA 퀄리파잉 스쿨에서 김인정과 공동 1위로 합격했다. 한국선수가 퀄리파잉 스쿨에서 1위로 합격한 것은 1997년 박세리 이후 9년만의 기록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기록이 아니기에 너무 영광스러웠고 더욱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의 골프 인생사에서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LPGA 투어는 2007년부터 뛰었지만 첫 우승컵은 한국에서 들어올렸다. 당년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제8회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홀 지은희(27·한화)에게 역전하며 우승했다. 징계가 풀리고 나서 출전한 경기에서 우승하자 최혜정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이후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고, LPGA 성적도 저조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 했지만 2010년 또 한 차례 시련을 겪었다. 2010년 5월 챔피언십 출전 신청을 참가했던 최혜정은 같은 기간 LPGA 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참가했다가 KLPGA로부터 2경기 출장 정지와 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최혜정은 “당시 미국 대회에서는 대기 선수로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출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가 찾아왔기에 한국 대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2010년, 최혜정은 LPGA 투어 시드를 잃었고 KLPGA 시즌 상금 랭킹도 최하 59위까지 밀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금랭킹 51위에서 70위 사이 선수들은 11월 시드 순위전을 치뤄야 했지만 다행히 그 뒤 열린 경기를 통해 최종 상금 랭킹을 44위로 소폭 상승시키면서 KLPGA 시드권을 유지했다.

2011년 KLPGA 투어로 컴백하며 최혜정은 “2011년부터는 전적으로 한국 투어에만 전념 할 계획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한 만큼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새롭게 KLPGA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후 최혜정은 국내 여자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제33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1억4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당일이 아버지 생일이었기 때문에 더 뜻 깊었을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까지 최혜정의 우승을 예측할 수 없었지만 하루에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당시 기록했던 최혜정의 18홀 10언더파는 2003년 파라다이스오픈 2라운드에서 전미정이 수립한 KLPGA 투어 18홀 최소타(11언더파)에 1타 모자라는 기록이다.

전 세계 투어를 통틀어 메이저 대회에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으며 10언더파를 기록해 대 역전승을 거둔 사례는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대 사건으로 꼽히며 화제를 끌었다.

최혜정은 국내 무대에서 ‘슈퍼 맘’으로 여느 때 보다 세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휴식 기간 동안 쉬어야지 더 오래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리하기 보다는 즐거운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라며 약 1년간의 공백도 무색하도록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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