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PGA 투어 ‘퓨어 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이일희가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미국 진출 이후 4시즌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주)볼빅]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도 우승을 하지 못했던 이일희(25·볼빅)가 미국 진출 이후 4시즌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여자골프의 새로운 신데렐라 탄생을 알렸다.

이일희는 27일(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에 위치한 오션 클럽 골프코스(파73·6644야드)에서 열린 ‘미니 대회’로 축소된 올 시즌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두 번째 신생 대회인 ‘퓨어 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126타를 기록하며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이일희의 우승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이뤄낸 기적의 스토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L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너무 기분이 좋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는데 사인하고 트로피 받으니 실감이 낫다. 오늘 샷감이 좋아 처음부터 우승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진짜 기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은 누구인가?
물론 부모님이다. 이번 대회에 어머니께서 오시기로 했는데 못 오셨던 것이 아쉽다. 내년에는 꼭 함께 이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참가토록 하겠다. 부모님은 오시지 않았지만 2012년부터 어머니가 종종 미국으로 건너와 돌봐주셨고 이것이 힘이 되고 자신감이 생겼다.

▲언제 우승을 예감했나?

▲마지막 최종 3라운드 상항은?
바람도 많이 불고 비까지 뿌려 어려웠다. 하지만 샷과 퍼트 모두 너무너무 잘 됐다.

▲국내 무대 우승 없이 미국으로 진출했는데 그 때 상황은?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기회가 되면 가장 큰 무대로 가겠다는 계획이었다. 국내무대 2년을 뛴 뒤 미국으로 간다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이 만류했다. 국내무대 우승을 하고서 가는 게 나을 것이다는 반대의 이유였다. 하지만 그러나 기회가 되면 가겠다는 결심을 했었기에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으로 진출했다.

▲미국 진출 후 생활은?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절친한 친구인 신지애(25·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신세를 많이 졌다. 그런데 자꾸 신세를 지다보니 미안해서 나 혼자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생활에서 가장 크게 힘든 것은 영어였다. 낯선 타향에서 언어가 소통이 되지 않아 무척 힘들었다. 그나마 숨어서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 지금은 영어가 많이 늘었다. 그 다음으로 힘든 것은 자금적인 부분이었다. 돈이 잔고가 없었지만 어떻게 메꿀 방법도 없었고, 부모님께도 얘기 못하면서 혼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오히려 인생에 대해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값진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 가운데 볼빅과의 인연은 재정적인 도움뿐만이 아니라 성적이 급상승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힘든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지는 않았나?
물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은 있었다. 2011년 12월에는 실제로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오려고 했다. 그런데 KLPGA 투어 시드 선발전에서 떨어졌다. 할 수 없이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우승을 하게 된 계기나 비결은?
사실 2010년과 2011년 미국무대에 와서 너무 힘들었다. 스폰서 없이 투어 생활하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2010년 6월 일로노이에서 열린 스테이트팜대회 당시 돈 잔고가 없었다. 호텔을 카드로 결재했는데 잔고가 없었던 까닭에 하루 10달러 정도가 은행으로부터 차지되는 상황이었다. 호텔 방에서 머물면서 과연 이렇게 살아가는 게 의미가 있는 것일까하고 생각도 하고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성과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2011년 도저히 힘들어서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복귀하기 위해 국내 시드전을 응시했다. 하지만 오늘의 우승을 위해서인지 떨어졌고 그 당시 볼 사용을 위해 볼빅과 협의를 하고 있었던 차에 볼빅 문경안 회장님께 후원을 요청했다. 문경안 회장님께서는 흔쾌히 받아주셨다. 볼빅과 후원 계약을 맺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무대에서 이일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비거리며 스핀이며 볼이 모든 면에서 뛰어난 덕분에 내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다. 볼빅 볼을 사용한 후 2013년 US여자오픈 챔피언십 4위에 올랐고 3주 전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랐다.
아마 가장 힘들었을 때, 그때 볼빅의 후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일희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개인적인 첫 우승의 의미도 있지만, 국산볼 볼빅이 한국과 유럽을 넘어 미국무대에서 태극기를 꽂은 것이 또 다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첫 주자가 되어서 영광이다.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가?
아직 일정을 잘 모르겠다. 지금 상황에서 일정에 대해서는 확답을 할 수 없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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