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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광 시인의 유고집 ‘좋은 남자’

정노천 기자l승인2024.06.25l수정2024.06.2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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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정칠광 시인의 유작집 <좋은 남자>가 나왔다. 30여연 전부터 형성된 시동인 ‘예도(藝島)’ 초창기 멤버로서 회장까지 역임하면서 시작활동을 해온 ‘무지개 시인’ 정칠광(鄭七光) 선생의 유작집 ‘좋은 남자’가 도서출판 나루터에서 나왔다.

평소 그가 쓴 80편의 시와 강원도 정선, 소탄에 들어가 2년간 살면서 세세한 이야기를 단체 카톡으로 문우들과 나눴던 이야기들과 책 편집에 참여한 성채목 등 인연의 글 그리고 평소 그가 만든 전각작품 등으로 구성된 200페이지에 담은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다.

칠광(七光)은 일곱 빛깔 무지개로 통하는데 말년에 인사동에서 운영했던 식당 이름이 ‘무지개 마을’이었다. 지인이나 예인들이 매일 찾아들던 예술 사랑방이었다. 그의 이름이나 별명처럼 풍겨주는 호칭은 모두 현실보다는 이상을 꿈꾸는 낭만적이고 다분히 시적인 것이다. 그런 만큼 그의 행보는 낭만가객이었고 천상 시인이었다.

고단한 현실을 초월해야 했고 이상과 낭만성 그리고 고단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시를 붙들어야 했고 그 아픔들을 시적으로 승화시켜야 했던 것이 그에겐 생을 꾸릴 최선의 방편들이었다. 그의 족적을 보면 한 갑자 넘어서는 현실을 털고 40여 년간 살던 서울에서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거처를 옮겼고 또 그는 만족하지 못하고 혼자 더 깊은 강원도 정선하고도 오지인 소탄 골짝으로 들어가서 생의 오후를 모색했다.

노적봉 아래에서 터를 고르고 집을 증축하면서 말년에 살 자리를 자연성에 더욱 밀착 시켰다. 한해 텃밭 농사를 시작해 소출이 생겼고 여러 가지 꿈을 갈무리하려고 했는데 들어간 지 2년도 채 못 된 어느 날 주변에 전해진 황당한 소식, 그는 세상을 버리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가 버린 것이다. 2019년 12월 21일, 향연 69세로 이승의 마침표를 찍어버린 것이다.

1951년 경북 영일에서 태어난 그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사명감에서일까 23살의 총각시절, 그러니까 1974년 강원도 산골오지였던 울진 삼산분교를 택해 후배와 함께 근무를 자처했다.

깡촌의 아이들과 시냇가로 가서 가재 잡고, 산으로 가서 송이버섯 따고 학교에서 동물과 텃밭을 가꾸고 그 돈으로 학교 생긴 이후 처음으로 경주로 수학여행도 다녀오고 나름대로 전인적인 교육의 질을 모색했으나 결국 ‘산마을 선생’으로 눌러앉지는 못했다.

5년 1개월의 한(?)많은 교직의 길을 뒤로하고 서울로 상경한 것은 29살 때였다. 가난을 짊어지고 오른 서울 생활은 쉽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산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도 일찍 깨달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소 괴리가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했다.

늘 살아가는 일에 치어 온갖 직업을 전전하다보니 심신이 지치고 그러자니 식구들의 고생도 만만찮았다.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해온 취미생활, 클래식 기타를 비롯해 음악, 서화 등 두루 섭렵하며 학창시절부터 뛰어난 감성을 보여 ‘시와 산문’으로 등단했다. 어느 날 고암선생의 문하에서 전각을 배워서 나름대로의 필법으로 전각 작품을 만들어 주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한 다방면의 재주를 가진 시인이었다.

심장마비로 떠나버린 그의 일생을 텅 비워 둘 수는 없었다. 평소 시와 전각을 묶은 작품집 한 권을 내는 게 꿈이었는데 결국 미해결로 남겨져 유고 시집으로 미뤄졌다.

꿈을 맺어주려는 부인(박순자)과 아들(정명훈)의 뜻이 모아지면서 몇몇 회원들은 정을 모아 흩어져 있던 작품과 흔적들을 모아서 한 권의 작품집 ‘좋은 남자’를 묶는 작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는 또 하나의 호 ‘돌샘(石泉)’으로 ‘무지개’로 지인들의 가슴에 오래 남을 것이다. 

정노천 기자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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