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LPGA 투어 2013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허윤경.

[용인/골프타임즈=류효근 인턴기자] 지난 19일에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 서코스(파72·6676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시즌 여섯 번째 대회인 2013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우승 상금 1억원)에서 4인이 연장전을 거쳐 승자가 가려졌다.

허윤경(23·현대스위스)이 긴긴 준우승 경력 끝에 장하나(21·KT), 이정은(25·교촌F&B), 변현민(23·요진건설)을 따돌리고 바라던 우승을 손에 쥐었다.

‘무관의 제왕’은 허윤경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꾸준한 실력에 돋보이는 미모는 덤이다. 그러나 그녀가 우승을 일궈 ‘무관의 제왕’의 칭호를 벗어나기 전까지 그녀는 ‘만년 2위’라는 설움에 시달려야 했다.

연장 승부 끝에 승자를 가리는 클러치(clutch) 버디 퍼팅. 상대 선수들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셔 눈물을 흘리는 순간, 허윤경은 그간 겪어온 준우승의 설움을 떨쳐내는 듯한 눈물을 흘렸다.

시상식이 끝난 후, 그녀와 인터뷰를 했다.

▲우승소감은?
응원에 감사드린다. 괜찮은 척 해왔지만 한편으론 어려운 것도 많았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었다. 그 방법으로 제 자신의 리듬을 찾으려 했다. 연장전까지 자주 가는 편인데 그것이 이번 우승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우승하고 나니 편안하고 너무 통쾌하다.

▲자신이 우승할 것이라 예상했었는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었다. 다만 1라운드와 2라운드를 편안히 했던 것이 파이널에서 자신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우승에 대한 의욕도 없었던 것이 편안히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고도 준우승을 한 적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실수로 아깝게 우승을 놓친 적도 허다했다. 그 씁쓸했던 경험들이 전부 내공으로 다져진 탓인지 지금의 우승을 일궈낸 것 같다.

▲고비라고 생각했던 적은 있었나?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11번홀에서 퍼팅 미스가 기억에 남는다. 보기를 냈지만 남은 홀을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실수가 많아도 14번홀까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하나씩 차근차근 퍼팅할 수 있게 됐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에 고친 것은 있는지?
비거리를 늘렸다. 작년에 비해 20야드는 더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 클럽을 전부 바꿨고 드라이버를 바꾼 것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코치에게서 지적을 받은 테이크백에서의 자세를 교정하는데 집중했다. 테이크백 도중 팔꿈치와 전완근에 힘을 주는 법을 배웠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계획은?
올해의 목표는 첫 승을 따는 것이었다. 목표를 이루었으니 차근차근 2승을 노릴 계획이다.

우승 상금은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기습 질문에 당황해 하며 웃는 모습에서 허윤경의 따뜻함을 느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인터뷰 사이마다 편안함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실력도 매너도 다 갖춘 그녀가 왜 우승컵을 쥘 수밖에 없었는지 느끼게 됐다.

류효근 인턴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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