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병희 시인] 우리나라 산은 ‘악’자가 들어가는 산이 많다. ‘큰 산’ 또는 ‘높은 산’을 의미하는 ‘악’(嶽=岳)자를 쓰고 있으며 뫼산(山, 산봉우리) 부수에 ‘삐죽삐죽 내밀다’라는 뜻과 음을 동시에 나타내는 한자 ‘獄’(옥→악)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삼악산은 소양강, 의암호를 지나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푸른 강변을 끼고 남쪽의 검봉, 봉화산과 마주하여 솟은 산이며 주봉이 "용화봉"이고 청운봉 등선봉과 셋이라 해서 "삼악산"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오늘의 하산 코스에 등선 폭포가 자리하고 아름다운 협곡을 볼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의암호와 북한강의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하는 동안 기암 괴석과 늠름한 소나무들이 많아 아름다운 경관을 만날 수 있으니 보기만 해도 산행을 마친 기분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산행이었다. 이번 산행은 한국여성산악회 정기산행으로 청량리역과 춘천역 사이를 운행하는 경춘선 열차을 이용한 산행이다. 출발지는 모두 다르지만 청량리역을 출발하여 남춘천역과 춘천에 거주하는 윤경희 회원의 차량 도움을 받아 삼악산으로 이동하여 세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졌다는 삼악산에 올랐다.

‘악산’은 걷기에 악조건이어서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악산을 오르면 ‘악’ 소리 난다는 말이 생겼다는 것도....

우선 바위 구간을 걷자면 발을 딛는 바닥의 탄력이 없어 무릎에 하중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행 중 가장 가장 연장자이신(75세) 언니는 눈 깜짝할 사이 선두에서 한 발 한 발 내딛고 계셨다.

춘천시 서면에 있는 산 높이 654m 용화봉 . 광주산맥에 속하며 주위에 북배산·계관산·검봉 등이 있다
봉이 세 봉우리로 이어져 있으며 산정은 비교적 평탄하나 사방은 급경사이고 바위들은 다른날들에 비에 모두 사납게 세워져 있다.

기반암은 변성암이며 남쪽 사면에서 발원하는 하천은 등선폭포 등을 이루어 의암호로 흘러든다. 기암괴석이 많고 소나무 참나무들이 잠시 쉬어가라고 자리를 내어주니 이 순간 만큼은 그 그늘이 고마울 따름이다.

약간의 비까지 내려주어 시원한데다 수림이 울창하고 계곡미가 빼어나 힘들게 올라온 것도 잊게 한다. 하산길 등선 폭포의 협곡을 보니 감동과 환희로움으로 가득할뿐 사납던 바위도 벅찬 심경으로 다가왔다.

산행을 하다 보면 수많은 어려움에 맞닥뜨리지만 오늘은 특별한 산행이다.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등산학교 동기인 경희 언니와  슬로우슬로우 후미에서 이야기를 한참 나누니 옛생각도 나고 벌써 그 때가 그리워진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일궈낸 그의 열정적인 삶을 통해 캘리와 서예 작품으로 마침내 바라던 일을 끝까지 이겨내고 성과를 이뤘다는 점과, 산과 소통하며 환희를 느끼는 것이 무엇이 다를까를 생각해본다.

영혼과 육신이 건강하면 75세 언니도 부럽지 않고 80대에도 산행하며 노후의 멋진 삶으로 자존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정상이다.
정상을 올라오다 마주한 '붕어섬'. 한국의 바윗길로 유명한 춘클릿지도 보인다. 모두 한 편의 그림 같다
호반의 도시만큼 아름답다. 호수 너머로는 사각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춘천 시내가 멀리 내려다보인다.
멀리보이는 춘클릿지의 등반을 기대하면서 그것으로 산행중 고생에 대한 보답으로 충분하지 아니한가 생각해본다.

시인 이병희는
시와수상문학 작가회 대외협력부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과 문학애정 회원으로 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하며 열정적인 산행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