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최은우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23일 가야CC(경남 김해) 신어-낙동코스(파72, 6,818야드)에서 열린 2023시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1억4천4백만원) 최종라운드 최은우(28)는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70-71-66)로 우승했다.

최은우는 2위(8언더파 208타) 고지우(21)를 1타차로 따돌리고 2015년 데뷔 이후 투어 첫 승을 달성했다.

210전 211기만에 정규투어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최은우는 안송이(33, 236전 237기)에 이어 KLPGA 투어 최다 출전 우승 역대 2위에 올랐다.

어린 시절 호주로 골프 유학을 다녀온 최은우는 유학시절인 2009년 아담 스콧, 캐리웹(이상 호주) 등 세계적 골프선수들을 배출한 ‘그렉 노먼 주니어 마스터스’에서 최은우는 최연소 우승했고 2012년 동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우승한 바 있다.

최은우는 2014년 KLPGA 드림투어(2부) 20차전에서 우승했고 상금순위 5위로 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종전 정규투어 최고 성적은 2016년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위이며 2018년 상금순위 30위가 시즌(2015년 60위, 2016년 43위, 2017년 56위, 2019년 52위, 2020년 40위, 2021년 50위, 2022년 34위) 최고다.

이번 우승으로 최은우는 시즌 상금순위 4위(171,943,463원)로 이전 31위에서 27계단 도약했다.

대회를 마치고 최은우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 우승 후 인터뷰하는 최은우

▲ 우승 소감?
투어 9년 만에 첫 승을 달성해 기쁘다. 갚진 첫 우승이 정말 감사할 따름이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 최종라운드 마음가짐은?
선두와의 차이가 많아 우승 보다는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

▲ 언제 우승을 생각했나?

마지막 홀까지 몰랐다. 우승 생각은 없었는데 18번홀 그린에 올라와서 알게 됐고 투 퍼터만 하면 유력하겠다고 생각했다.

▲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무리해서 치지 말고 스피드만 맞춰 홀 근처에만 보내자는 생각이었다.

▲ 퍼트를 보완했다.
지난해부터 퍼트 레슨을 받았고, 퍼터도 여러 번 바꿔보고 스트로크도 바꿨다. 올 시즌에는 여유로운 템포로 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 퍼터 몇 개?
코스에 맞춰 퍼터를 바꿔 쓰는 편인데 3개 정도다. 현재까지 3개 대회는 집게형으로 사용 중이고 갖고 있는 퍼터는 말렛형이 많다.

▲ 퍼터 얼마나 부족했었나?
3퍼트를 하지는 않지만 파, 버디 퍼트를 놓쳐 퍼트 때문에 마지막 날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것이 약점이었다.

▲ 오늘 퍼트는?
빠른 그린을 선호하는데 대회 중 오늘이 제일 빨라 좋았다. 라인도 잘 보이고, 넣기보다 스피드에 집중했다. 보기 위기도 파로 막았다. 연습해 온 템포만 생각하며 플레이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

▲ 오늘이 아버지의 생일?
이 대회 기간에 아버지(최운철 61년생) 생신이 겹쳤었다. 첫 우승이라는 너무 좋은 선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아침에 생일 축하한다고 말이 전부였는데 제대로 축하를 해주고 싶다.

이전에는 숙소에서 작게나마 생일 파티를 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아버지의 도움?
아버지가 요리를 잘해 저녁을 사 먹기도 하지만 자주 해 주신다. 같이 있으면 좋고, 항상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호주에 간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 호주 유학 힘들지 않았나?
한국 오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잔디나 환경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적응하며 요령도 생기고 방법을 터득했다. 그보다 3~4년 차에 손가락 부상이 있어 거리도 줄고 심리적으로도 힘들었다. 지금은 많이 회복했다.

▲ 호주에는 가족과 함께 갔나?
혼자 가서 스윙코치와 멘탈코치 프로님을 만났고 오랜 시간 함께 생활했다. 지금까지 호주에 계신 프로님께 배우고 있다.

▲ 우승에 대한 부담?
투어 9년 차로 매년 시드를 유지하며 꾸준한 선수로 알고 있는데 우승이 없어 부담이 됐다. 우승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서 더 조급했고 올해는 우승 생각을 내려놓고 시즌을 시작했다.

매 대회, 매 샷에 의미를 두며 보내는 시즌에 감사한 마음을 갖다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플레이했다. 이런 마음으로 골프를 즐기니 편해졌다.

▲ 골프 그만 둘 생각은 없었나?
골프와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부모님의 강요도 없었고 스스로 선택한 골프이기 때문에 즐겁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 부상 때는 너무 힘들어 그만둘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은 없다. 최대한 오랫동안 투어 생활하고 싶다.

▲ 오랜 동안 우승이 없는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계속 인내하고 기다렸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오는데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K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력은 다들 출중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 신규 스폰서와 계약했다.
새로 창단한 아마노 코리아와 함께하게 됐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 우승 상금 어떻게 쓸 것인지?
구체적 생각은 안했는데 아버지 생일 선물과 항상 응원해주신 어머니 선물도 살 것이다. 그리고 응원해주고 기다려준 모든 분들께 의미 있게 쓰고 싶다.

▲ 앞으로의 목표?
시즌 초반에 첫 우승의 기세를 몰아 다승을 노려보고 싶다.

▲ 최은우의 아이언 티샷

사진제공=KLPGA

문정호 기자  karam@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