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능인 스님, 시인] 칼바람 불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담장 밑 따사로운 햇살을 파고드는 봄바람이 뾰족이 내미는 아기 새싹을 품어 안고 설 잠드는 한가로운 이른 봄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세상의 자연 속 동 식물들은 기지개를 활짝 펴고 또 다른 내일의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만의 삶이 복잡하고 분주한 것 같지만, 자연속의 모든 동 식물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또한 현실적으로 그리 녹록치 않다. 비록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얽히고설킨 식물들의 근본뿌리를 갈무리고 있는 땅속을 드려다 보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생존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다.

동물은 동물들만의 잠시도 방심 할 수 없는 하루하루의 생을 보전하다가 어느 날인가 약육강식의 순리에 따라 서로가 먹고 먹히며 생을 마감하게 되는가 하면, 뜨고 지는 해와 달, 흐르는 강물, 불어오는 바람 등 그 어느 생명이나 자연의 생의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순리의 흐름에 따라 모두 평온하고 순조로운 것 같지만, 그것은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일 뿐,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 짧고 긴 순간적 생존일 뿐이다.

어릴 때 이웃 할머니와 어머니들께서 가끔 하늘을 날고 있는 새를 보며 무심코 던지는 말씀이 생각난다. 내생이 있다면, 나는 죽어 다시 태어날 때는 새가 되어 저 하늘을 훨훨 날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많이 듣고 보았다. 그만 큼 가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가난과 억눌림 속에서 시집살이뿐만 아니라 남편 내조와 자식들 양육, 그리고 더러는 농사일에 잠시도 쉴 틈 없이 한생을 감옥처럼 지내다 보니 그것이 응어리가 되고 한이 되어 자유가 그리웠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새들 또한 매나 독수리의 불안에 떨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하신 말씀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각 생명마다 모두 사연이 있고, 나름대로 알 수 없는 어려움과 아픔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 넓은 대 우주 속에서 또 다른 한 생명이라는 소우주가 생멸함으로 해서 모든 존재의 가치가 눈물겹도록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바로 한 우주의 집합체라는 것이다. 2023년도 세계 인구는 약 80억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시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다녀갔지만, 자신이 우주의 핵심임을 알고 간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이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부터라도 자부심을 가지자 존귀하다는 것 말고 나를 비롯한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바로 우주의 핵심이다. 라는 자부심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바로 메시아가 되고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어 무한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인 능인스님은
행복사 주지스님으로 수행자이자 예술인. 시집 ‘능인의 허튼소리’를 출간한 스님은 음반 ‘마음의 향기’ 17집의 작사ㆍ작곡ㆍ편곡한 한국음반저작권협회 회원이며, 430여회 봉사한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