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최재인 칼럼니스트] 국어사전에 ‘대가리’는 “동물이나 사람의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는데, 얼마나 공의 윗부분을 자주 때리면 공의 대가리를 찾을까?

클럽하우스 골프용품점에서 대가리 없는 공을 사서 ‘톱핑’(Topping 골프에서 공의 윗부분을 치는 일)이 정말 해결된다면 그 공을 사지 않을 사람이 없을 듯하고, 그 골프공은 순식간에 판매 1위를 달성할 것이다.

‘어드레스’에 이어 ‘백스윙’을 하고 ‘탑’에서 안정되게 ‘인사이드인’의 궤도로 스윙이 되는 과정에 공이 골프채의 ‘스위트 스폿’에 100% 정확하게 맞아야 목표한 거리만큼 날아가는 나이스 샷이 된다.

멋진 스윙에 이어 “탱~” 하는 경쾌한 타격음이 울리고 하얀 점이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빨랫줄처럼 날아가는 모습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고, 골프의 진한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다.

그런데 이 단순한 스윙 과정에서 공을 골프채의 ‘스위트 스폿’에 1㎝의 높이 차도 없이 항상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기술이다.

골퍼가 스윙의 완벽한 내공을 쌓지 않고 골프공을 ‘스위트 스폿’에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교습을 받다 보면 프로가 “회원님 팔에 힘을 빼세요~”라고 해 힘을 빼고 스윙하니까 또 한마디 한다.

“회원님 그렇게 흐느적거리면 안 돼요~.”

아니?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어떻게 만들라는 건지? 젠장~

또 이런 소리도 한다.

“회원님 팔로 치려하지 말고 하체를 돌리면 팔은 자연스럽게 따라가니 골반을 돌리세요~.”

이론은 그럴싸한데 팔과 허리가 따로따로 놀아서 절대 쉽지 않다.

이렇게 팔의 힘 조절과 허리 돌림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정작 공 맞히는 것은 뒷전이 되어, 스윙의 높이 조절은 고사하고 몸이 춤을 추니 프로에게 또 한 말씀 듣게 된다.

흔히 골프를 배우면서 제일 많이 듣는 말이 ‘헤드업’이다. 이것은 톱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스윙 때 공이 날아가는 것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머리를 들어 당연히 공의 윗부분을 친다.

어느 회장님께서 얼마나 헤드업이 자주 되면 공을 칠 때 스스로 헤드업을 방지하고 싶어 골프화 윗면에 ‘머리 들면 개XX’라고 써놓았을까?

우리 속담에 “소꼬리보다 닭대가리가 낫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큰 짐승에게 붙어 꼬리 노릇을 하는 것보다 비록 작은 짐승이라도 머리 노릇을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골프를 하면서 톱핑이 될 때 공연히 세상에 없는 공의 대가리를 찾지 말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공의 대가리를 자주 때리다 보면 동반자 중 스코어가 가장 나쁜 ‘소꼬리’가 되는 것도 순간이다.

또한 ‘닭대가리’라는 뜻은 기억력이 좋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공을 치다 보면 수없이 잘못을 반복해 스스로 자신이 ‘닭대가리’인 듯한 생각도 많이 든다.

골프를 배우면서 공의 윗부분을 때리거나 뒤땅을 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실수했어도 크게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고 그것 또한 골프 일부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는 어쩌다 정확한 스윙으로 공이 잘 맞으면 기분이 무척 좋아지고 항상 잘 맞기를 바라지만, 정말 골프 마음대로 안 되고 수없이 실수한다.

어찌 보면 골프에서 수많은 실수는 필연적으로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골프를 잘하려면 미스샷을 최소화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이런 집념 없이는 멋진 샷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탑핑’을 하다 보면 손가락이 전기를 맞은 것처럼 짜릿하고 머리가 쭈뼛해진다. 이런 불편을 느끼지 않으려면 정확한 타격이 되도록 열심히 연습하는 것 외에 다른 뾰족한 방법은 없다.

옛날 박정희 대통령 시절 “대가리 박아~”라는 말이 있었는데, 공의 대가리가 자꾸 맞으면 “대가리 박고 쳐라~”가 답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ㅎㅎ

골프는 신사의 운동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조폭들도 제법 많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조폭이 ‘톱핑’을 하면 분명 이렇게 말을 할 것 같다.

“에이~ 지랄~, 대가리를 까서 조졌어~.”

아니~ 글을 쓰고 보니, 필자도 가끔 편한 친구들과 공을 치면서 그러는 것 같다. ㅎㅎ <계속>

최재인 건축사

최재인 칼럼니스트  master@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