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가 길거리에 곱게 수놓는 멋진 계절이다. 형형색색 각자가 모여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화합된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결국 혼자보다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를 안겨주는 코스모스는 볼수록 매력을 느낀다.

도심의 조그마한 행복 휴게소 연화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연꽃 동산으로 항상 맑고 활기차게 상쾌한 아침을 열고 있다. 휴일을 제외하고 직업재활원에 출근하는 발달장애인들이 서로에게 나누는 반가움의 소리가 아래층은 물론이고 옆 건물까지 울릴 때도 있다. 그들의 출근 시간에는 바쁜 일과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대답을 할 때까지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는 친구가 있으니 하던 일을 멈추고 손잡아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문이 열리는 순간 마주 보고 미소를 보내며 인사를 나누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게 된다. 그들 역시 연화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가족이 되어 갖가지 응석도 부리고 소리도 지르며 업무 중에 노래도 부르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은 모두 불법을 깨우칠 수 있는 불성이 있고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음을 밝히시며 어루만져주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 우리들도 가르침을 받아 무언가의 역할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도와주며 함께 할 것을 가르쳐주셨다. 그래서 어둠의 늪에서 허덕이는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잡아줄 때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아가기 위하여 장애인들의 현실적 바램의 충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오랜 시간 함께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주위에 어른들과 친한 도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이 길을 그저 묵묵히 행복한 마음으로 달려가고 있다.

우리도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하나 되어 코스모스와 같이 아름다운 삶을 열어가기 위해 서로가 필요로 하는 날까지 곁에 있을 것을 다짐하는 오늘이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