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그 많은 알알들이 줄 맞춰 자리 잡고
엄마의 품속에서 정답게 자라더니
어느새 어른이 되어 수염까지 났구나

천만년 다정하게 같이 붙어 살 것 같아
형제간 오순도순 말 한마디 못했는데
삶이란 찰라 인 것을 내 일찍이 몰랐네

※ 옥수수 밭을 바라보니, 형제자매 인척들이 옹기종기 한 곳에서 모여 살던 그 옛날이 한없이 그리워집니다.

5대양 6대주가 한 마을이 되어 있어도, 형제자매는 한 자루에 모여서 옥수수 같이 살아 봤으면 하는 간절함이,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요.

사진으로 얼굴보고, 말소리 들어봐도 손 한번 잡지 못하고 생이별을 하는 세상, 그래도 훨훨 날라 다니는 정(情)이 있어 고마워요!

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