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S.t 앤드류스)유동완 기자]

▲ 150회 디 오픈 하루전 연습라운드에 나선 임성재(유동완 기자)

“민규야! 슬라이스 바람에 이렇게 해볼래?”

임성재가 13일(현지시간)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코스에서 김민규와 최종 리허설 격인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올드 코스 1번 홀, 임성재는 티 샷 직전 컨디션에 대해 묻자 “최상의 컨디션은 볼을 잘 치는 것이다.”고 답했다.

오전 10시 50분 1번 홀 티 샷에 나선 임성재는 김민규를 포함 이경훈 프로(김민규 코치), 타이틀 리스트 서동주 본부장, 그리고 UMA 윤주식 부장(김민규 에이전트) 등이 두 선수의 연습라운에 동반했다.

중앙일보 성호준 기자와 본지 기자도 두 선수의 연습라운드를 지켜보며 그들의 컨디션 및 담소를 엿볼 수 있었다.

시작부터 난국이다. 올드 코스의 바람은 예측불허, 서있기조차 힘들다. 선수들의 고심이 눈에 선했지만 임성재와 김민규는 씩씩했다.

4번 홀 상황,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슬라이스를 유도하는 바람이 기승을 부렸다.

먼저 티 샷에 나선 김민규의 볼은 한없이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이를 지켜본 임성재는 “민규야 형처럼 해볼래? 슬라이스 바람엔 이렇게…”라며 샷을 선보였다.

그의 말대로 조금은 덜 바람에 밀리는 듯했다. 이어 김민규의 두번째 샷, 하지만 단 한번에 임성재가 얘기한 샷이 나올리는 만무… 어색한 웃음을 보인 김민규는 “형 이론적인 건 이해하지만 어려워요”라며 웃어 보였다.

▲ 디 오픈 앞두고 임성재와 연습라운드를 펼친 김민규(유동완 기자)

엄성재는 ‘더 연습하면 너도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눈빛을 김민규에게 보냈고 이런 공략을 언제부터 했느냐? 계기가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답했다.

“투어 시작부터 해봤다. 다른 사람을 모르겠지만 12시 방향에서 11시 방향으로 티를 누그리고 볼을 치면 왼쪽 방향으로 더 강하게 그리고 자신감 있게 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는데 시작 자체를 더 왼쪽으로 하면 바람에 볼이 밀려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는 얘기로 분석된다.

반면, 드로우 구질을 구사해야 한다면 더 오른쪽으로 티를 눕히고 힘차게 볼을 가격하면 바람의 저항과 더 맞서 싸운다는 이론이고 12시 방향에 볼이 밀리는 것보다 1시 방향에서 볼이 밀리면 착지점은 정 중앙이 될 것이란 임성재의 얘기다.

그러면서 임성재는 “이 코스는 18홀 동안 굴리는 샷을 90% 이상 할 것 같다. 미국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코스로 페블비치 바람은 바람도 아니다. 절대 볼을 띄우는 공략은 옳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150야드를 기준으로 5, 6번 아이언으로 낮은 탄도의 볼을 구사할 예정이다.

자칫 볼을 띄웠을 때 그린에 못 비치는 불상사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얘기이고 올드 코스 최대 변수는 바람이지만 그와 대등한 상황은 온 그린에 실패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홀을 더할수록 바람은 더욱 기승을 부렸고 공략 지점을 바라보는 두 선수의 시간도 길어졌다. 그린 위 퍼팅 플레이는 바람을 확실히 실감케 했고 두 선수는 롱 퍼트에 중점을 두며 연습에 매진했다.

최근 결혼 소식을 전한 임성재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사로 나왔을 때 많이 놀랐고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자신의 예비 신부에 대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2년동안 만났다. 한결같은 성격과 부모님께 잘하는 모습, 그리고 ‘이 친구면 평생을 함께 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시합 때문에 자주 못 만나지만 항상 생각나는 사람이고 나를 편하게 해주는 건 물론 요즘 보기 드문 사람이다. 나의 배필이 분명하다(웃음)”며 함박웃음을 선보였다.

숫자의 행운을 불러오는 임성재는 PGA 투어 첫 우승과 두번째 우승을 50회 100회 출전 당시 일궈냈다. 그런 그가 이번 150회 디 오픈이 자신의 인생에 어떠한 운명으로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2022 한국오픈 정상에 오르며 디 오픈 출전권을 손에 쥔 김민규는 “예전 스폰서 추전 등으로 미국행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번 디 오픈은 자력으로 출전했다. 내 진가를 선보이고 싶고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디 오픈 첫 출전이 150회이고 ‘골프의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라는 점에서 뭔가 모를 기운이 나를 감싸는 듯하다. 최상의 컨디션이고 잘 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