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사람들을 더욱 짜증스럽게 하는 여름이다. 아직도 깨끗하게 물러가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찜통더위를 이겨내는 것을 너무도 힘들어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외쳐도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하는 질병들이 사람을 좀 더 겸손하게 만들어 주려고 하는지 의심도 해본다.

요즘은 사람들은 혼자서 살아 갈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 더욱 실감나게 한다. 사람에게는 항상 이웃이 있고 그들과 함께 사회를 이루며 공동체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적 사회이고 이를 구현하는 바탕은 이웃과 내가 한 몸이란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하는 동체대비 정신으로 자.비.희.사의 사상을 실천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자(慈)는 자애를 말하며 사랑과 우정을 이웃과 함께하며 사랑이 가득 넘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을 말한다. 비(悲)는 슬퍼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세상이 힘든 지경에 놓여 있음을 보고, 슬픔을 품는 것이다. 고통이 가득한 세계에서 함께 나누는 연민으로 아픔과 고통 뒤에 찾아오는 행복이란, 참으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희(喜)는 이웃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하고, 괴로워하는 이웃들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어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좋아하는 마음이다. 사(捨)는 나 혼자라는 입장과 견해를 떠나 치우침 없이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곧 평정심으로 한없이 따뜻한 사랑과 깊은 슬픔, 기쁨의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면서도 스스로는 그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평정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희생은 이해관계를 버려야만 행할 수 있다. 그것은 오직 남을 위한 삶을 살겠다는 자비의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자.비.희.사는 곧 모두가 한 몸이니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뜻으로 생명의 귀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자.비.희.사의 사상을 실천하며 행복을 나누는 즐거운 날이기를 기원한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