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인지(사진제공=Golfweek PGA TOUR)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플라잉 덤보 전인지(28)가 메이저 퀸에 오르며 부활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72, 6,894야드)에서 열린 2022시즌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 최종라운드 전인지는 보기 5개, 버디 2를 잡고 3오버파 75타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64-69-75-75)로 우승했다.

첫날 5타차, 둘째 날 6타차, 셋째 날 3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서 여유있게 우승이 기대됐던 전인지는 전반에 보기 4개(2번, 4번, 6번, 9번홀)를 잃고 흔들리며 렉시 톰슨(미국)에 선두를 내줬으나 16번홀(파5) 버디로 선두를 다시 되찾았다.

18번홀(파4) 마지막 퍼팅을 끝내고 눈물을 쏟아낸 전인지는 공동 2위(4언더파 284타) 톰슨, 이민지(호주)를 1타차로 따돌리고 와이어투와이어 승으로 3년 8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지난 2015년 US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대회 3승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했다.

전인지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당시 최다 언더파<(21언더파 263타(63-66-65-69)> 메이저대회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 대회에서 박세리 3승(1998년, 2002년, 2006년), 박인비(34) 3승(2013~2015년), 박성현(29, 2018년), 김세영(29, 2020년), 전인지 등 한국선수가 9승을 기록했고 이번 우승으로 한국 선수는 메이저 35승(우승자 19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6월 김아림(27)의 US여자오픈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인연이 없던 한국 선수들은 2년여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 물꼬를 열었다.

김효주(27), 김세영(29), 최혜진(23)이 공동 5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과 디펜딩 챔피언 넬리 코다(미국, 세계랭킹 2위)는 공동 30위(4오버파 292타)로 대회를 마쳤다.

다음은 전인지와의 LPGA 투어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 우승 소감?
전반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아 많은 생각들로 답답했다. 지난 4년 동안 우승이 없어 믿고 응원해준 팬들과 스폰서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하다보니 압박을 많이 받았다. 후반 나를 믿고 과정을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던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응원해 준 팬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 18번홀에서 한 타차 선두였다. 당시 어떤 생각이었나?
경기 전에 스코어를 의식하지 않겠다했는데 스코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17번홀에서 이민지 선수 경기를 끝낸 것을 확인했고 렉시 톰슨에게 기회가 있을 수 있고 내가 타수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홀 티샷을 앞두고 '나도 사람이니까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지 그래도 반응하지 말고 그냥 내 목표만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티샷을 했다. 세컨샷에서 디봇이라 라이가 어렵긴 했는데 샷 이후 ‘아직 퍼팅에서 기회가 남았있다’는 마음으로 플레이에 집중했다.

▲ LPGA 투어 4승 중 메이저 3승이다. 메이저에서 성적이 좋은 이유?
관리가 잘 된 메이저 코스에 오면 많은 분들의 노력이 느껴져 도전정신을 갖게 된다. 재미를 느끼며 플레이하니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대회기에 좀 더 많은 집중력을 발휘해 열심히 준비하려는 팀원들의 노력도 우승에 도움이 됐다.

그렇다고 다른 대회를 허투루 플레이하지는 않았다.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 계속 이루고자 하는 내 앞에 놓여 진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 팬클럽도 있고,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이 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 이야기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사실 마음으로 힘들다보니 팬 분들과 더 많은 소통도 할 수 있었는데, 응원조차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많이 부족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주시는 '플라잉 덤보' 팬카페 여러분들, 많은 팬들 덕분에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감사드린다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 마지막 18번 홀 퍼팅 후 눈물을 보였다. 어떤 감정이었나?
'해냈다', '끝냈다'라는 생각에...안 울려고 했었다. 이전 대회에서 너무 많이 울어 이번에도 울면 너무 울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