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해성 스님, 시인] 신록이 물결치는 6월의 들녘에는 곱게 수놓은 야생화가 마음을 초대한다.

폭풍우 찬바람에 무너지고 발로 짓밟히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내고도 형형색깔로 피어나 미소 지으며 들꽃의 묘미를 뿜어내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자기의 특성을 지니고 다른 꽃과 비교하지 않는다. 자신의 특성대로 순수함으로 내가 아니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그 향기에 순박한 감동이 따르며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부유해도 가난하며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비록 가난하더라도 부유하다.”라는 불교경전에 나온 말씀이 스쳐간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갈망하며 자신이 세운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달려간다. 행복하고 뜻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수를 생각하며 필요함과 필요 없음을 스스로 구분할 줄 알아야만 만족하며 행복의 맛에 감동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넉넉함을 알아야만 즐겁고 만족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맨 땅위에 누워있을지라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이 편안하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설사 하늘나라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못해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오랜 시간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막상 갖게 되면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이 넘친다. 그러다가 기쁨의 순간이 지나면 그토록 귀하던 물건도 평범한 물건이 되어 또 다른 욕망이 생기는 것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때 계속해서 더 갖기를 원한다면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 한다. 그러기에 마음의 결핍은 지금보다 많이 가지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돌아보며 만족해야만 결핍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다.

시인 해성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광림사 주지, 연화원 대표이사이자 수어통역사로 ‘자비의 수화교실’ ‘수화사랑 친구사랑’ 등을 출간했으며 시집 ‘하얀 고무신’있다. 2020년 ‘올해의 스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