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고, 가렵거나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이 붙은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습도가 높은 날은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민감해져 ‘다리가 가려워요’라고 호소하기 쉽다. 그러나 다리에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피부 문제가 아닌 혈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다리 가려움과 경련, 부종, 통증이 동반되고 하체 부근에만 피부 변색이 있다면 혈액순환장애인 하지정맥류 증상일 수 있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 방향으로 올라가야 할 정맥 혈액이 판막 기능 부전으로 인해 아래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통 정맥 혈액이 계속해서 역류하게 되면 다리 아래쪽에 정체되면서 혈관이 부풀어 올라 피부 표면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 그러나 혈관 위치, 깊이, 지방 조직 등 개인에 따라 혈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로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육안으로 다리 혈관 돌출이 보이지 않더라도 무거움증, 야간 근육경련, 종아리 부종, 통증, 열감, 가려움증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정맥류로 인한 다리 가려움증은 혈관이 확장되면서 주변 감각기관을 자극하여 발생한다. 정맥 혈액의 정체로 주변 조직에 산소와 영양소가 아닌 노폐물을 공급하면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정맥 내 압력 증가로 혈액 속 적혈구가 주변 조직에 누출 및 축적되면서 정강이 또는 발목 쪽 피부 변색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가려울 때 자신도 모르게 긁게 되면 통각에 의해 일시적으로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가라앉게 되면 다리 가려움증에 관여하는 뉴런이 활성화되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한 물리적인 마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체내 물질이 분비되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다리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어 긁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지어 정맥 혈액이 계속 고여 있으면서 세포에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게 되면, 상처가 잘 낫지 않게 되어 긁으면서 발생한 작은 상처가 나중에 피부 괴사, 궤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가 원인이라면 자연적으로 나아질 것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정맥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병든 혈관을 찾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미세한 혈관에도 역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짚어내기 어려운 점이 있다. 상담을 통해 증상, 합병증 여부, 과거 치료 이력 등을 확인한 뒤 초음파 기기를 이용하여 혈관 크기, 역류 부위, 진행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는 혈관 내 판막이 망가지는 것이 원인으로, 늘어지고 비틀린 판막과 혈관은 다시 재생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막아 혈액이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용 압박스티킹과 정맥순환개선제를 통해 다리 혈액순환을 개선할 순 있어도 판막 및 혈관 재생을 위한 치료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고주파, 레이저, 베나실, 클라리베인과 같은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근래에는 피부를 절개 하지 않는 식으로 진행되어 환자분들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감을 줄이고 있다.

도움말 : 참편한하지외과의원 김현수 원장